두목 정요섭과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가해 폭력단의 보스인 정요섭씨(41)는 경찰에 자수한 뒤 18일 상오4시 서울 서초경찰서 조사실에서 본사 기자와 만나 가해 칼잡이들과의 관계, 김상현씨와의 연고등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정씨와의 일문일답.
-당신이 이번 사건의 행동대장으로 알려진 장진석씨등의 대부라는데….
▲정씨=83년초 같은 목포출신으로 알게 돼 집에 놀러오면 먹여주고 잠을 재워주었다. 아끼는 고향 선후배 이상의 관계는 아니다. 한 예로 그애들이 진석이에게는 「큰 형님」이라고 부르며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는데 오히려 연장자인 내게는 「요섭형님」이라고 부르며 꾸뻑 인사만 한다.
-피살된 고룡수·조원섭씨등과의 관계는?
▲정씨=나이 차가 많고 목포를 떠난지 18년이·넘어 얼굴조차 모른다. 고씨가 나의 운전사로 일한 적이 있다고 보도됐는데 사실과 다르다.
-장진석씨등이 왜 고씨등을 무참하게 살해했다고 보는가? ▲정씨=당시 나는 다른 룸에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히 모르나 발단은 술집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우발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후배들의 성격이 잔인해 희생이 컸던 것으로 안다.
-범행 후 병원에 입원중인 홍성규씨를 빼내 함께 달아난 이유는?
▲정씨=홍은 지난해 9월쯤 장진석의 소개로 알게돼 운전사로 고용됐었다. 신문보도에는 사건당일 내가 홍과 함께 달아난 것으로 되어있지만 나는 사건당시 병원에 간 적이 없었다. 또 홍은 시체를 병원에 내려놓을 당시 소란이 있자 스스로 병원을 빠져 달아난 것으로 알고있다. (이 부분은 홍씨의 진술과 크게 엇갈렸다)
-김상현 전국회의원과는 어떻게 알게됐나.
▲정씨=85년말 김씨가 목포에서 주관한 「민주통합의 밤」행사에 참석, 김씨의 측근인 함윤직씨를 알게 돼 김씨를 소개받은 뒤 5∼6차례 김씨의 사무실로 찾아가 사업얘기를 나눴다.
-김상현씨가 당신의 운전사 홍씨의 병문안까지 갔었다는데….
▲정씨=나는 홍을 운전사 이상의 동료로 대해왔고 고향후배라 더욱 아꼈다. 이 때문에 김씨 사무실에 가서도 꼭 함께 만났고 김씨도 나의 동료를 아끼는 마음으로 병문안을 갔던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지난 달 중순 김씨를 서울 반포동 말레스호텔 코피숍에서 만나게 돼 마침 홍이 입원해 있던 병원이 부근 사당동이어서 함께 가게됐던 것이다.
-최영철국회부의장과는 어떤 관계인가?
▲정씨=나는 만난 적도 없고 모르는 사이다. 목포에서 올라와 함께 술을 마셨던 황광남씨가 최부의장을 잘 안다기에 은행융자를 부탁하려 15일 상오9시30분쯤 황씨등과 함께 연희동으로 최부의장을 만나러 갔으나 집에 없어 만나지 못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