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초등 1,2학년 수학익힘책, 3학년이 풀어도 평균 29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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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학기 수학익힘책 현장검토본 문항 중 저조한 정답률을 보인 문제들.[사교육걱정없는세상]

초등학교 1∼2학년의 수학 공부를 돕는 '수학익힘책'이 너무 어렵게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6일 "초등 1·2학년 개정 수학교과서 익힘책 현장검토본에서 별도로 표시한 어려운 문항 중 20개를 추출해 3학년 학생들에게 난이도 검증을 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29.7점이 나왔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실과 함께 초등학교 네 곳의 3학년 학생 623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 초등 1·2학년용 개정 수학익힘책 현장검토본의 난이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수학익힘책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교과서와 별도로 제작하는 보조교재다. 현장검토본은 완성본이 나오기 전에 교육현장의 의견 수렴을 위해 제작하는 시안 형태의 교과서를 뜻한다.

사교육걱정의 테스트 결과 1학년 수학익힘책 현장검토본에서 뽑은 네 문항의 평균 정답률은 40%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2학년 수학익힘책에서 뽑은 16개 문항의 평균 정답율은 27%에 그쳤다.

사교육걱정은 이에 대해 "1, 2학년 1학기 과정의 문제를 3학년 2학기의 학생들이 20문항 중 평균 6개밖에 못 맞혔다"며 "3학년 2학기 학생들이 30%도 못 맞히는 이런 문제가 1,2학년이 혼자 집에서 공부해야 하는 익힘책에 들어가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사교육걱정은 지난달에도 새로 개발된 초등 1·2학년 수학교과서에 어린이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는 등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사교육걱정은 "집에서 혼자 문제를 풀 때 어렵고 난해한 문제들이 나오면 초등 저학년 학생들은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구나'라고 쉽게 좌절하고, 결국 수학을 포기하는 수포자가 된다"며 "그러다가 학부모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자기 자식을 뒤처지지 않게 하려고 결국에는 사교육 업체를 찾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3학년도 어려워 못 푸는 문제를 1학년들에게 주게 되면 1학년 때부터 수학에 대한 좌절감과 실패감을 경험케 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사교육을 유발하고 수포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난이도 높은 수학익힘책의 문제점을 하루 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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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익힘책 난이도 검증 시험의 학년별 정답률.[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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