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일 수입의존도|엔고 속에 갈수록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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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엔화강세에도 불구, 올 들어 국내기업들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골프 공·유아 식 등 내수용 소비재의 대일 수입도 급증, 날로 폭이 커지고 있는 대일 역조에 대한 우려를 더욱 짙게 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전자·철강·섬유·화학 등 주요 전략업종 메이커들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심지어 94%에 달하는데도 있어 대일 수입비중을 낮추려는 정부의 시책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정부당국이 관련경제단체 및 업계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중 대일 수입의존도는 ▲기아산업의 94·3%를 비롯 ▲현대자동차 84·3% ▲금성사 89·4% ▲동부제강 85·1% ▲대우전자 80·3% ▲선경화학 79·7% ▲삼성전관 50·6%등 대부분 50%를 넘고 있기 때문에 엔고의 부담을 그냥 뒤집어쓰고 있는 형편이다.(표)
절대적인 대일 수입의존도 뿐 아니라 그 비중자체도 높아지고 있는 업체가 있는데, 예컨대 포항제철은 3억8천4백만 달러 어치를 수입해 대일 의존도가 지난해 15%에서 42·2%로 대폭 높아진 것을 비롯, 철강·기계·플랜트분야에서도 그러한 현상을 보였다.
주요대기업들의 이같은 대일 편향수입 심화는 국산부품 등의 개발이 지체되고 대일 의존이 큰 현실에서 당장 수출이 늘면 수입이 늘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와 함께 내수용 소비재의 대일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 소비재수입 총 2억7천5백만 달러 중 수출용이 1억7천5백만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20·7% 늘어난 데 비해 단순한 국내소비용은 1억 달러로 26·6%나 증가, 보다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의자부분품이 6백12%라는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을 비롯, 전산조직테이프(소프트웨어)5백52%, 대형컬러 TV 3백26%, 가정용 가스레인지부분품 1백19%등 아직 전체에서의 금액은 미미한 편이나 그 증가세가 엄청난 정도라 대일 역조 심화의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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