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김 대결'에 반노·친노 후보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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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시민 의원 입각 파문으로 촉발된 여권 내 당.청 갈등이 열린우리당 당권 경쟁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정동영.김근태 두 차기 주자 중심 구도에서 친노그룹과 반노그룹 간 노선 투쟁과 세 대결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12일엔 김영춘(44) 의원이 '신(新)40대 기수론'을 내걸고 2.18 전당대회에서의 당 지도부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올 초 개각파문 와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 '서명파' 초.재선 의원들의 선봉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당과 노 대통령은 함께 가야 할 공동운명체"라면서도 "대통령에게 '노(No)'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당이 확고한 자주성을 가지고 정치 중심에 서야 한다"며 "구중궁궐에 갇힌 대통령보다 국민과 직접 부딪치는 당이 여론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은 남북 문제와 양극화 해소 등에 전념하고, 당은 정치를 주도하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이어 같은 40대의 이종걸.김부겸.임종석 의원 등도 출마 의지를 굳히고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최근의 당.청 갈등에서 주로 당의 입장을 대변해 왔던 인물이다.

개각 파문에서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 친노그룹임을 다시 입증한 당내 모임 '의정연구센터'와 '참여정치실천연대'도 '비(非) 정동영, 비(非) 김근태론'을 앞세워 전당대회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차기 주자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명파 등 반노그룹에 맞서 세 대결을 하겠다는 의미다. 의정연은 전당대회에서 김혁규 의원을 지지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다음주 초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의정연 소속 김종률 의원은 "다른 후보와의 섣부른 연대보다는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킬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은 기회주의적이고 비겁하다"며 반노그룹을 공격했다. 유시민 의원이 주도하는 참정연 관계자는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워 지도부에 입성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상반된 주장들이 선거 기간 중 또 다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정욱.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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