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는다" 지인에게 중학생 아들 폭행하도록 한 아버지

중앙일보

입력

"말을 듣지않는다"며 지인들에게 "아들을 폭행해달라"고 요구한 40대 아버지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22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47)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11시40분쯤 부천시 원미산에서 B군(13)을 나무에 묶은 뒤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아들인 B군이 말을 듣지 않자 직장 동료인 C씨(30대 후반) 등 2명에게 "아들을 혼내달라"고 부탁했다. C씨 등은 A씨의 부탁을 받고 B군을 산으로 데려간 뒤 테이프로 묶었다. 또 야구방망이를 들고 위협했다고 한다. B군은 이 과정에서 몇 대 맞긴 했지만 크게 다치진 않았다.

B군은 산을 오르던 등산객이 이 모습을 보고 "어떤 남성들이 사람을 나무에 묶고 겁을 준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구출됐다. B군은 현재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C씨 등은 "A씨가 혼내달라고 시켜서 겁만 줬다"고 진술했다. A씨도 "아들이 평소 말을 듣지않아 대신 혼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A씨는 B군이 혼이 날 당시 현장에 없었다고 한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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