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왜곡관련 일 문부상 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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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최철주 특파원】「후지오」 신임 일본 문부상이 일본교과서의 역사왜곡을 비난하고 있는 주변국가들에 자신들도 침략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서 새로운 불씨를 일으키고 있다.
「후지오」 장관은 이날 「나카소네」 수상과 개별회담을 끝내고 나온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우익단체인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펴낸 교과서에 대해 한국·중공 등이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한데 언급, 『불평하고있는 녀석(やつ)은 세계사 가운데 그런 일(침략) 이 없었는가. 그런 것도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26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지오」 장관의 생각은 한국·중공 등을 가리켜 교과서에서 일본의 과거 역사에 대해 불평을 하기 전에 그들에게도 침략의 역사가 없었던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후지오」 장관은 또 『이쪽이(침략을)인정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다. 당연한 일이지 않는가』 라고 말했다.
자민당의 정무조사 회장으로 있다가 최근 개각 때 문부상으로 옮겨 앉은 「후지오」 장관은 비록 격식을 갖추지 않은 기자회견장소에서이긴 하지만 주변국가를 비하하는 언어를 썼으며, 무엇보다 문교정책 총책으로서 역사를 왜곡 기술한 교과서에 대한 인식이 편파적이며 이례적으로 억양을 높여 주변국가를 비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9회의 국회의원 당선경력을 가진 그는 자민당「아베」파 소속으로 중의원 문교위원장을 거쳤으며 매파적인 인물이다. 그가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에서 문부상으로 자리를 옮기자 교과서 검정에서도 개성을 발휘, 주변국가를 자극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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