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연재 일본 만화 ‘고치카메’ 대단원…40년간 한 주도 안 걸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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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소년점프 최신호(왼쪽)와 200권째 단행본 표지.

일본에서 40년간 매주 연재돼 온 인기 만화 ‘여기는 가쓰시카구 가메아리공원 앞 파출소’(약칭 고치카메, 한국에선 ‘여기는 잘나가는 파출소’로 출간)가 17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인정 많은 경찰관 활약 다룬 개그물
단행본 1억5650만부 팔려 기네스북

이 작품은 만화 작가 아키모토 오사무(秋本治·63)가 1976년부터 슈에이샤(集英社) 발행의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해온 개그 만화다. 가메아리공원 앞 파출소에 근무하는 인정 많은 경찰관 료쓰 간키치(兩津勘吉)가 주인공으로 동료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대의 변화상에 맞춘 문화와 놀이, 최신 기술을 만화에 녹여내 다양한 세대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작품은 40년 동안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어 소년지 사상 최장 연재 기록을 세웠다. 17일 200권째를 낸 단행본 발행부수 1억5650만부도 기네스 세계 기록이다. 그 사이 출판사 담당자만 13명이나 바뀌었다. 작가 아키모토는 3일 작품 종료를 알리면서 “40년 동안 만화를 그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단행본 200권은 작가에게 훈장 같은 것”이라며 “(주인공)료쓰가 40주년 축하를 받고 훌쩍 사라지는 것이 가장 좋은 대단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애니메이션과 TV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최종회가 실린 주간 소년점프와 단행본은 가쓰시카구 가메아리 주변 서점에서 17일 모두 팔려 나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한 서점은 준비한 약 400권의 단행본이 오후 5시에 매진돼 다른 지역 매장에서 추가로 가져오기도 했다. 이날 가메아리공원 일대에선 팬들이 몰려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만화 애호가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고치카메는 소재가 폭넓고 개성이 뚜렷한 만화였다”며 “이런 만화가 끝나 아쉽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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