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키 크고 싶지 않아요”…182cm 초등생의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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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농구계 유망주인 초등학교 6학년 박성진 양(오른쪽 첫번째). [사진 만천초등학교]

여자 농구계 유망주이자 키 182cm의 초등학교 6학년 박성진 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7월 SBS ‘영재발굴단’에서 소개한 강원도 춘천의 만천초등학교 6학년 박성진 양의 사연이 올라왔다.

농구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만년 약체 농구팀에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체전 동메달을 안긴 박 양은 전국 초등학교 농구부에서 ‘스카우트 전쟁을 벌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자 농구계의 유망주다.

하지만 박 양에겐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다. 농구 선수로 뛰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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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양은 “사람들이 여자 농구의 미래라고 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내가 농구를 언제까지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그냥 운동해라 이렇게 얘기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운동 체질이 아니라 농구를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심정을 밝혔다.

전나영 만천초등학교 농구부 감독은 “성진이가 덩치에 비해 미술 쪽에 관심이 많고 소질이 있다고 부모님이 얘기했다”며 “계속 설득해 일주일만 시킨 것이 6개월이 됐다”고 했다.

이렇게 어른들에게 등 떠밀려 농구를 시작한 박 양은 3개월 만에 출전한 강원도 소년체전에
서 금메달을 따내 유망주가 됐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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