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우승 합작, 히로시마의 두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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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히로시마 카프의 경기가 열린 10일 도쿄돔.

노장 구로다·아라이 투타 맹활약

히로시마 선발투수 구로다 히로키(41·사진 왼쪽)와 4번타자 아라이 다카히로(39·오른쪽)는 6-4로 승리한 뒤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무려 25년 만에 히로시마를 센트럴리그 정상으로 올려놓은 두 주인공은 한동안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구로다는 1997년 히로시마에 입단한 뒤 2006년까지 103승을 올렸던 에이스다. 팀 전력이 약한 가운데서도 2005년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구로다는 2007년 “다시 일본에 돌아온다면 히로시마 뿐”이라는 말을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그리고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7년간 79승을 거뒀다. 구로다는 2015시즌을 앞두고 8년 만에 히로시마로 돌아왔다. 마이애미가 제시한 연봉 1800만달러(약 200억원)를 뿌리치고 4억엔(43억원)에 계약한 그는 “우승을 위해 돌아왔다”고 했다. 히로시마 출신인 아라이는 재일동포(한국명 박귀홍)다. 1999년 히로시마에 입단한 아라이는 2005년 홈런왕에 올랐다. “히로시마에서 은퇴하고 싶다”던 그 역시 FA자격을 얻은 2008년 한신으로 떠났다. 그러나 아라이는 2014년 친정팀 히로시마로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뭉친 둘은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구로다는 지난해 11승, 올해 9승을 챙겼다. 아라이는 타율 0.304, 18홈런·98타점(1위)을 기록중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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