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 조심…보험설계사 낀 1천억대 금융사기 덜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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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을 미끼로 유혹해 1350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금융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삽화=강일구]

현직 보험설계사를 낀 금융 다단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4721명에 피해액이 1350억원에 이른다.

현직 보험설계사 끼고 투자 유혹
수익모델 없이 돌려 막기로 속여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상장사 전환사채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율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거액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48)씨 등 5명을 구속하고 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강남에 종합금융투자사를 차리고 투자 상담과 유치를 해왔다. 이들은 에티오피아 원두 농장이나 중국 웨딩사업, 상장사 전환사채 등에 투자하면 은행 금리의 10배가 넘는 이자를 준다며 투자를 유도했다. 원금은 전액 보상한다고도 했다.

현직 보험설계사들을 모집해 영업을 맡겼다. 보험설계사들이 투자자를 유치하면 보험영업 수당보다 많은 돈을 투자금 일부에서 수당으로 건넸다. 이런 식으로 투자자를 유치한 한 보험설계사는 60억원이 넘는 수당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이 투자한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투자금을 유치해 앞선 투자자의 원금과 수익을 메우는 '돌려 막기'식에 불과했다.

경찰은 고객의 자산 현황 등 영업 정보가 풍부한 보험설계사들을 활용하는 이 같은 불법 유사수신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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