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신청 외화, 공문서 무더기 불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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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이령희)가 최근 수입 신청된 외국영화를 무더기로 불합격시키자 영화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셨다.
공윤은 최근 수입 신청된 외화 10여편 가운데 화제가 됐던 영화 『로키Ⅳ』를 비블해 『로딜』『매드맥스Ⅱ』 『핫블라드』등 4편을 무더기로 불합격시켰다. 이처럼 한꺼번에 여러편의 영화가 불합격된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공윤이 이처럼 수입 신청작품을 무더기로 떨어뜨리자 수입사를 중심으로한 영화계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조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윤은 이들 영화의 수입을 의하면서 『로키Ⅳ』의 경우 『아시안게임·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 실정에서 영화내용이 미소간의 권투대결을 통해 스포츠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시키고 있으며 링에서 선수가 죽는등 잔인한 장면이있다』는 이유를 들어 수입을 불허했다.
또 『로딜』이나 『매드맥스Ⅱ』는 『잔혹한 살상장면이 너무많다』는 점을 들었다.
『핫불라드』는 『전직 경찰관이 조직범죄에 가담하는 내용을 다뤘다』며 모두 반려시켰다.
이에대해 『로키Ⅳ』의 수입사인 동아수출측은 『현재 전세계에서 상영중인 이 영화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상영될수 없다니 이해가 되지않는다. 내용도 국시에 위반될 부분이 한군데도 없다』고 주장하고 『미국에서 왜 거부되었나에 대한 해답을 요구해 왔는데 뭐라고 설명해야좋을지 모르겠다. 그들이 항의하고 나선다면 나라망신이 아닌가』고 심의불합격을 의아해하고 있다.
『로딜』을 들여오려던 화풍영화사측도 『이 영화에 나타나는 폭력장면 정도는 이전에 개봉됐던 영화에서 얼마든지 볼수 있었던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드맥스Ⅱ』 『핫 블라드』의 수입사들도 『이전에는 조금도 문제되지 않았을 영화들』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공윤측은 『아무리 수입이 개방되었지만 비싼 달러를 들여 국민정서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 영화를 들여오게 할수는 없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미국측이 시비를 걸수없는 국내법을 활용, 이같은 오락영화의 수입을 적극 저지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로키Ⅳ』는 그동안 수입가가 1백만달러나 되리라는 추산(신고가격은 41만달러)에 대한 논란이 이번 조치에 강력한 배경이된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는 『지금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만한 내용의 영화들이 갑자기 불합격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집단항의에까지 나설태세다.<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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