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월드컵축구|마라도나, 절묘한 어시스트 2골|일진일퇴의 대접전……종료5분전 균형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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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멕시코시티=외신종합】멕시코 월드컵대회는 결승에서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걸작의 명슴부를 토해내면서 대미를 장식, 세계20억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아즈테카경기장을 가득 메운 11만5천여 대관중이 환호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먼저 2골을 빼내 여유있게 앞서갔으며 끈기와 저력의 서독은 다시 연속 2골을 만회했으나 종료5분전 「부루차가」의 결승골이 터짐으로써 끝내 행운의 여신은 아르헨티나 편에 섰다.
「마라도나」는 이날 경기서도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했으나 서독의 집중마크에 걸려 득점에는 실패, 잉글랜드의 「리네커」(6골)에 1골차로 뒤져 득점왕 타이틀을 놓치고 말았다.
경기초반부터 서독은 「마라도나」를 효과적으로 마크하며 줄기찬 공세를 펴나갔으나 「마라도나」견제로인한 수비헛점으로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에게 쉽게 뚫림으로써 「부분」에 이기고 「전체」에 지는 플레이를 연출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22분 「부루차가」의 골우측 센터링을 공격에 합세한 수비수 「브라운」이 헤딩슛, 선취점을 뽑은 뒤 후반11분 「발다노」가 「마라도나」의 어시스트를 받아 단독대시, 추가골을 따내 2-0의 리드를 잡았다.
아르헨티나의 낙승으로 싱겁게 끝나는가 했으나 역시 서독축구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필사의 추격전을 전개한 서독은 아르헨티나의 방심의 허를 찔러 후반29분 「루메니게」가 문전중앙에서 헤딩패스를 받아 첫골을 뽑고 이어 38분 「펠러」가 「브레메」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뽑았다.
서독선수들은 사기가 올랐고 경기는 예측불허의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균형은 불과 2분만에 깨졌다.
이날의 히어로 「부루차가」가 미드필드의 「마라도나」로부터 송곳같이 찌르는 기습전진패스를 받은후 단독 드리블로 서독문전까지 일거에 치달아 골문중앙부근에서 대각선 결승골을 집어넣은 것이다.
서독은 2-2 동점상황에서 역전 결승골을 빼내기 위해 성급하게 총공세로 나섰던 것이 오히려 수비의 헛점을 노출시켜 패배를 자초한 셈이 됐다.
이날 경기는 일반인의 예상과는 달리 서독의 적극 공세와 아르헨티나의 역습의 대결로 불길을 뿜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전광석화와 같은 재빠르고 정확한 패스웍과 경이적인 기동력을 발휘, 축구의 백미를 유감없이 연출했으며 기량의 열세에도 서독이 정면격돌의 자세를 견지하여 명승부 탄생에 역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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