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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쥐가 무서워야할 것은 고양이 뿐만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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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작은 연어 메기`. [사진 호주 머독 대학]

쥐의 대표적 천적은 고양이다. 그런데 호주의 쥐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메기도 무서워해야 할 것이다. 호주 머독 대학의 연구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말이다.

연구팀은 기생충 연구를 위해 호주 서부의 애시버튼(Ashburton)강에서 호주 고유종인 작은 연어 메기(Lesser Salmon Catfish) 18마리를 채집해 위를 해부했다. 작은 연어 메기는 메기목의 바다동자개(Ariid Catfish)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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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니펙스깡총생쥐. [사진 호주 퍼스 동물원]

그 결과 8마리의 메기 위에서 스피니펙스깡총생쥐(Spinifex Hopping Mouse)가 발견됐다. 스피넥스깡총생쥐는 호주 중부와 서부에 서식한다. 무리를 지어 사는데 주로 강둑에 굴을 판 뒤 보금자리로 삼는다.

연구팀의 데이빗 모건 교수는 “상당히 놀랍다. 두 마리의 메기에선 세 마리의 쥐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호주 농어도 육지의 포유류를 먹는다는 보고도 있다. 모건 교수는 “기존 보고는 희귀한 사례였고, 이번 논문은 메기가 포유류를 먹이로 잡아 먹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메기는 잡식성이다. 과일, 물풀을 먹거나 게ㆍ가재ㆍ새우 등 갑각류와 곤충을 잡아 먹는다. 주로 물 속에 가만히 있다 앞을 지나가는 걸 사냥한다.

연구팀은 “어떻게 메기가 쥐의 포식자가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피넥스깡총생쥐는 탄력있는 뒷다리와 꼬리를 가졌다. 메기보단 빨라 잘 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먹이를 찾으러 물에 뛰어들진 않는다.

연구팀은 두 가지 추정을 내놨다. 그 하나는 호주의 이상 기후 덕분이라는 것이다. 호주 서부 지역에서 가뭄이 길어지면서 가끔 내리는 비의 강수량이 많이 늘어났다. 그래서 강둑에 있는 스피넥스깡총생쥐의 굴에 자주 홍수가 나면서 상당수가 물로 떠내려갔을 수 있다.

또다른 가설은 야행성인 메기가 밤에 메뚜기나 다른 벌레를 잡으로 얕은 물가로 갔다가 역시 야행성인 스피넥스깡총생쥐를 사냥한다는 것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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