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영화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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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작품상 등 7개 부문을 휩쓴『아프리카 탈출』을 비롯해『컬러 퍼플』『로키Ⅳ』『코브라』『인도로 가는 길』등 최신 미국의 화제작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올 것 같다.
영화법 개정으로 외화수입의 문이 활짝 열리자 각 영화사들은 앞을 다투어 미국 영화시장으로 몰려가 이들 영화의 수입을 활발히 추진중이다.
아직 정식으로 외화수입업의 등록이 나지 않아 정식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일부는 구두계약을 했거나 선수금을 건넸다는 것이다.
이 영화들은 대부분 외화수입업의 등록이 나면 재빨리 수입, 여름방학 대목을 노려 7∼8월중에 개봉될 예정. 따라서 여름 극장가는 예년에 비해 훨씬 치열한 관객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수입이 추진되고 있는 영화들 가운데『로키Ⅳ』나『코브라』등의 수입 예정가는 70만∼80만달러로 알려졌고 『아프리카 탈출』『컬러퍼플』의 값도 50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값비싼 외화들은 지난해까지 외화수입가 상한선(38만달러)이 정해졌을 때는 좀처럼 수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영화들이다. 또 들여온다해도 상한가이상의 달러는 대부분 뒷돈으로 거래됐었다.
그러나 이번에 수입자유화가 되면서 미국과의 협상으로 상한가가 폐지됨에 따라 앞으로는 비싼 외화도 공개적으로 얼마든지 들여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입될 영화 가운데『컬러 퍼플』『로키Ⅳ』『코브라』등은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아카데미상에서 작품·감독·촬영상 등 7개 부문을 독차지한『아프리카 탈출』은 20년대 아프리카 케냐의 대평원을 무대로 덴마크 귀족 여인의 화려한 삶과 사랑을 그린 일대 서사시적 대작이다. 남아영화사가 50만달러정도로 수입을 추진, 추석이나 연말쯤에 개봉할 예정이다.
대경필름이 이미 선수금을 건네주고 들여 오려하고 있는『컬러퍼플』은 유명한「스티븐·스필버그」감독의 회심의 야심작.
오락영화 흥행감독으로 이름난「스필버그」가 처음 만든 깊이 있는 인간드라머로 올 아카데미영화제에서『아프리카 탈출』과 함께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강력한 작품상 수상작으로 꼽혔으나 단 1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해 화제가 되었었다.
20세기초 미국 남부 시골에 사는 한 흑인여인의 자각과 투쟁을 그린 영화다.
동아수입이 수입추진중인『로키Ⅳ』는 잘 알려진 권투영화. 주인공「실베스터·스탤론」이 이번엔 공산권 챔피언과 격돌, 승리함으로써 미국의 위신을 높인다는 내용.
『코브라』역시「실베스터·스탤론」주연의 오락영화.「스탤론」의 거친 정의파 형사로 나오는 수사물이다.
이밖에 『아라비아의 로런스』『닥터 지바고』의「데이비드·린」감독이 만든 영국의 대작영화『인도로 가는 길』이 수입돼 올 여름 상영될 예정.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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