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뜨는 장관에 호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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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당 대표연설이 있은 9일 하오의 국회본회의에서 노태우 민정당 대표와 이민우 신민당 총재는
담담한 어조로 일관한 반면 이만섭 국민당 총재는 시종 격앙된 어조.
특히 이 국민당 총재는 연설도중 국무위원석에서 박세직 체육부장관이 일어서 나가려하자『장관 어디 가시오. 정당대표가 연설을 하는데 왔다갔다하면 되나』고 별안간 호통을 쳐 박 장관은 급히 제자리에 앉는 등 촌극.
이 국민당 총재는 이날 당의 중앙위원 및 원외위원장, 자신의 지역구주민 등 2백여 명을 동원, 방청케 했는데 그에 앞서 있은 민정·신민당 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많은 의원들이 자리를 뜨자 이에 심사가 불편해 호통을 치게 된 것이라고 측근들은 분석.
그는 과외대학생구속의 부당성을 지적하다가『연설문을 만들고 난 이후 신문을 보니 그 학생이 기소됐더라』면서『빈부격차를 해소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국무위원과 우리 의원들이 기소 당해야 마땅하다』고 기동성을 발휘.
한편 이날 회의엔 입원치료 중이던 이재형 의장이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는데 수척한 모습의 이 의장은 의사당에 들어설 때만 해도 지팡이에 의지했으나 회의장에는 지팡이 없이 입장, 약 30분간 사회를 보았다.
이 의장은 회의전 후 의장 실에서 3당대표·노신영 국무총리를 비롯, 많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인사를 받고는『헌 특이 잘 되어 가니 금방 낫겠죠』라며 일일이 악수.
이 의장이 의장 실에 도착하자 민정당의 이세기 총무, 이용훈·이범준 의원 및 신민당의 이택돈 의원 등 이 의장과 종친인 전주 이씨 의원들이 도열 인사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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