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가을기분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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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이럴 때 지하의 신비를 엿보며 더위를 식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굴은 지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오묘한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한여름에도 동굴에 들어서면 섭씨 15도의 서늘한 가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연 동굴은 석회 동굴과 용암동굴을 합쳐 3백여개. 이중 10곳 정도가 일반 관광객에게 공개되고 있다.
◇성류굴=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에 자리잡고 있는 길이 4백 70m의 석회동굴.
『삼국견사에도 기록이 남아있으며 천연기념물 1백 55호성 지정돼 있다.
로 약 2억 5천만년 전에 형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동굴에는 12개의 광장, 5개의 못이 있으며 석순·종유석이 잘 발달돼 있다.
주로 석회암과 청파암 등으로 된 종유석·석순 등은 담홍색·회백색을 띠며 모양도 다양하다.
서울 동마장터미널에서 울진행 직행버스가 있다. 7시간 소요.
◇고씨동굴=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진별리의 고씨동굴은 임진왜란 때 근처에 살던 고씨 일문이 피난했던 곳이라 하여 고씨동굴로 불린다.
총 연장 3km 달하는 이 동굴은 아직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을 정도로 구조가 복잡하다. 현재 공개된 곳은 입구에서 내부 4백m까지의 터널부, 4백∼7백m의 협곡지대, 7백∼1천m의 다층굴 등 3곳.
천연기념물 2백 19호로 지정돼 있다.
부근에는 단종의 장릉·보덕사 등 사적도 있다.
동마장터미널서 수시로 있는 직행버스를 이용, 영월서 내린 뒤 고씨동굴행 버스를 탄다.
◇고수동굴=충북 단양역에서 동북방 9.5km 지점에 있는 석회동굴. 주굴의 길이는 약 6백m, 총 연장은 1천 3백여m로 큰 규모는 아니나 짜임새 있고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
상층굴은 만물상·백중탑 등 웅장한 종유석·석순이 밀집해 있어 장관이다. 또 곳곳에 환선궁·천불동·천당소 등 절경이 널려 있다.
5억년 전에 생성된 동굴로 천연기념물 2백 96호로 지정돼 있다. 단양읍서 완행버스로 40분 거리.
◇노동굴=충북 단양군 대강면 노동리에 위치한 석회 동굴로 천연기념물 2백 62호.
서북 방향으로 뻗은 동굴은 상·중·하의 층계 구조를 가진 주굴과 중간부 5개의 가지굴로 이뤄져 있다.
남서쪽의 상층 주굴에는 거대한 누층석순이 늘어져 있고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석회화단구 등이 있다.
하층 주굴에 발달돼 있는 백옥폭이라 불리는 장엄한 석회화폭도 빼 놓을 수 없다.
주굴이 호화 장엄함에 비해 가지굴은 섬세하고 오묘한 경관을 갖추고 있다. 단양 직행버스 정류장에서 경주행 버스를 타고 동굴 앞서 내린다.
◇천동굴=충북 단양군 대강면 천동리에 위치. 77년 발견된 것으로 주굴의 길이는 80여m에 불과하나 다층적 공간이 발달하여 총연장은 3백여m에 이른다.
다른 동굴과는 달리 특이한 퇴적 경관을 보여주며 아라고나아트 종유석이 방사상으로 발달한 모습 등이 볼만하다.
교통편은 단양∼고수동국간과 마찬가지.
◇만장굴=제주도 북제주군 구좌면 동금녕리에 위치한 용암 동굴로 천연기념물 98호.
지난 77년 한일 합동조사단에 의해 길이가 10.7km임이 밝혀져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용암 동굴로 공인됐다.
내부 1천m 지점에 있는 높이 8m·밑지름 25m의 용암주는 세계 제일을 자랑한다.
동굴벽에슨 마그마가 스쳐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천장부에는 조그만 용암종유가 늘어져 있다.
제주∼금녕간 버스도 있고 만강굴로 직행하는 버스도 있다.
◇협촌굴=제주도 북제주군 한림읍 협재리에 위히한 용암 동굴로 지난해 조사 결과 총연장 1만 7천 1백 74m로 밝혀져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로 알려져 있다.
천장을 따라 긴 종유관이 이어져 있고 바닥에는 지하수가 흐르고 있다.
주변에는 협재해수욕장이 있다. 교통편은 제주일주 도로를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한다.

<곽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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