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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삭발에도, 힘 못쓴 KIA 4위 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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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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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KIA 감독(왼쪽)이 SK전을 앞두고 삭발을 했다. 오른쪽은 조계현 수석코치. [광주=뉴시스]

프로야구 KIA-SK의 경기가 열린 30일 광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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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에반스 홈런 두 방 한화 눌러

김기태(47) KIA 감독이 더그아웃에 나타나자 선수들과 취재진이 깜짝 놀랐다. 기록적인 폭염이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시점에 김 감독이 머리를 빡빡 밀고 등장한 것이다. 삭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나만의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김 감독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려 한 것 같았다.

선수도 아닌 감독이 ‘삭발 투혼’을 보였지만 이날 KIA는 9-3으로 져 2연패를 기록했다. KIA는 4위 자리를 SK에 내주고 이날 5위로 밀려났다.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4위 팀은 1승을 안고서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김 감독이 어떻게든 ‘4위 버티기’를 하려는 이유다.

시즌 전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KIA는 5월까지 8~9위를 오갔다. 그러다 6월 6위에 오르더니 7월에는 4위까지 점프했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KIA-SK-LG-한화까지가 3.5경기 차로 촘촘하게 몰려있다. 며칠 만에 순위가 몇 계단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IA 마무리 임창용(40)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임창용은 지난 27일 두산전에서 오재원에게 위협 견제구를 던져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삼성에서 뛰다 올해 KIA 유니폼을 입은 임창용은 22경기에서 1승(3패), 8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마무리 투수가 빠지자 김 감독이 나서 분위기를 다잡으려 한 것이다. 그럼에도 KIA 타자들은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3점을 뽑는 데 그쳤다.

반면 SK 타자들은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거포 3루수 최정은 KIA 선발 고효준을 상대로 1회 2점포, 2-2이던 3회에도 2점포를 쏘아올려 4-2로 역전을 이끌었다. 최정은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쓸어담았다. 시즌 33·34호 홈런을 몰아 친 최정은 홈런 1위 테임즈(NC·39개)를 5개 차로 쫓았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7안타를 내줬지만 시즌 9승(7패)째를 올렸다.

서울 잠실에서는 선두 두산이 닉 에반스의 홈런 두 방으로 7위 한화를 11-4로 이겼다. 에반스는 지난 13일 어깨 견갑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18일 만에 복귀했다. 이날 6번·지명타자로 나선 그는 1-2로 지고 있던 1회 한화 선발 이태양으로부터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이어 4-4로 맞선 6회 말에는 재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두 번째 홈런은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때린 것이다. 이럴 때 타격을 하면 벌금을 내는 게 두산 선수단 방침이지만 홈런을 때린 덕분에 면제됐다고 한다.

시즌 20·21호 홈런을 친 에반스는 “아파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지켜보는 게 너무 괴로웠다. 복귀하자마자 팀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두산이 우승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이닝 4실점으로 시즌 14승(4패)째를 올렸다.

◆프로야구 전적(30일)

▶한화 4-11 두산 ▶LG 4-8 롯데 ▶NC 5-3 kt

▶SK 9-3 KIA ▶넥센 1-8 삼성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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