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3시36분(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73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실종됐다(한국시간 24일 오후 11시 현재). 이탈리아 관영 RAI방송은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많아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부 산악 마을 곳곳 폐허로
지진은 중세 문화유적지 페루자에서 남동쪽으로 70㎞, 수도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노르차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가 10㎞로 얕아 로마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이후 라치오주의 소도시 아마트리체에서 규모 4.6의 여진이 일어나는 등 여진이 55차례 이어졌다. 피해는 움브리아·라치오·마르케 등 이탈리아 중부 3개 주의 경계에 인접한 산악 마을들에 집중됐다. 정부는 한국 교민이나 여행객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진원지에서 10㎞ 남쪽에 위치한 인구 2500여 명의 아마트리체는 폭격을 맞은 듯 건물 대부분이 붕괴됐다. 이 마을 명물인 시계탑의 시곗바늘은 지진이 덮친 오전 3시36분을 가리킨 채 멈췄다. 세르조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RAI에 “마을 절반이 붕괴돼 사라졌다. 아마트리체는 이제 없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참혹한 광경에 “단테의 지옥(Inferno)이 따로 없다”며 울부짖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