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마린시티 앞에 해일방지 방파제 건설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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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상황은 시시각각 변해가고, 마침내 김휘 박사의 주장대로 일본 대마도가 내려앉으면서 초대형 쓰나미가 생성된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 있는 수백만의 피서객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부산시민 등을 향해 초대형 쓰나미가 시속 800㎞의 속도로 밀려온다.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덮친 것을 가상해 만든 영화 ‘해운대’(2009년 7월 개봉)의 줄거리다.

연간 20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고 인구 43만 명이 거주하는 부산 해운대구. 아직 한 번도 지진에 의한 해일 피해는 없었지만 우 3동 마린시티 앞바다에 지진, 슈퍼 태풍, 고(高) 파랑에 따른 해일 피습에 대비한 방파제 건설과 호안 보강사업이 추진된다.

부산 해운대구는 지난 2월 ‘해일피해 위험지구 지정’을 위해 민간업체에 의뢰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다음달 마무리한다. 용역결과가 나오면 전문가 자문,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마린시티 일대를 해일피해 위험지구로 지정한다. 자연재해대책법상 해일피해 위험지구의 지정 권한은 자치단체장(해운대구)에게 있다. 현재로선 지정 가능성이 크다.

해운대구는 급속한 도시개발로 대규모 주거·상업시설이 밀집한 마린시티 일대를 대상으로 4년여 전부터 위험지구 지정을 추진해왔다. 2003년 9월 매미, 2010년 8월 뎬무, 2012년 7월 볼라벤·산바 태풍내습 때 침수로 약 1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산의 부자동네인 마린시티에는 1만330가구 2만8800여 명이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11개 단지에 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40~80층 주상복합 건물 6곳이 들어서 마천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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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지정이 이뤄지면 법에 따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비사업을 해야한다. 해운대구와 부산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은 육지에서 100m가량 떨어진 바다에 길이 650m, 수면 높이 7m로 방파제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곳 수심은 8~10m다. 또 왕복 4차로(너비 15m)를 사이에 두고 바다와 접한 육지 끝에 높이 1.2m, 너비 70㎝ 가량인 호안을 너비 5~7m 넓힐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655억원(국·시비 각 50%). 부산시는 내년에 설계 등을 거쳐 2018년 착공해 2020년 방파제 등을 완공할 계획으로 설계 용역비 9억원을 내년 정부예산에 포함해달라고 건의 중이다. 앞서 사업비 절반을 지원을 받으려면 정부의 투자심사,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야 한다.

민순기 부산시 연안개발팀장은 “세계 이상기후 발생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고파랑의 내습 등으로 재해발생 우려가 커 해일위험지구로 지정해 재해예방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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