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쪽에 지뢰 매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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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최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인근 지역(군사분계선 이북)에 대인지뢰를 매설하는 정황이 포착돼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가 23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지난주 판문점 인근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측 지역에 여러 발의 대인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을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했다”며 “이 지역에서 대인지뢰 매설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군사분계선(MDL)이 지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경비병 탈북 방지용”…휴전 후 처음
“북한군, 대북 심리전방송에 흔들려”

유엔군사령부도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서 북한군의 활동(지뢰 매설)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북한군이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선 추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에 어떠한 장치나 탄약을 설치하는 것은 군사분계선 양쪽의 비무장지대 방문객을 위태롭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군사령부는 비무장지대 내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북한군의 활동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판문점 인근 지역은 정전협정 규정에 따라 지뢰를 매설할 수 없고 경비병들도 무장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판문점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배경을 북한군의 탈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최근 판문점 북측 지역에 타워를 세우고 무인카메라를 설치하는 대신 경비병들의 활동은 줄였다”며 “전방에 근무하는 북한군들은 사상적으로 검증된 이들이지만 이들이 한국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군 당국은 지뢰를 이용한 추가 도발 가능성도 크다는 판단에 따라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주민 3명 서해로 탈북”=북한 주민 3명이 이달 초 탈북해 귀순한 사실이 이날 뒤늦게 확인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어민으로 추정되는 주민 3명이 지난 7일 서해 해상에서 어선에 탄 채 표류하다 평택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이들은 구조된 직후 해경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발견된 곳은 인천시 인근 해상이며 해경에 의해 보안당국에 신병이 넘겨져 현재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당국은 이들이 북한 황해도 인근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이 해상에서 조업 중에 표류한 것이 아니라 귀순을 목적으로 탈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서재준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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