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연임 로비 의혹 홍보대행사 대표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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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남상태(66·구속)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에 연루된 N홍보대행사 박모(58·여) 대표를 소환조사한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박 대표에게 22일 오전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는 피의자 신분이다”고 21일 밝혔다.

남 사장 때 26억원대 홍보대행 계약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친분 과시

검찰은 남 전 사장 재임 시기인 2009~2011년에 대우조선이 N사와 26억원대 홍보대행 계약을 비롯한 각종 용역 계약을 맺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이 물러난 후 고재호(61·구속 기소) 전 사장 때는 대우조선과 N사의 거래 액수가 연간 1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에는 N사와의 계약이 해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26억원대의 계약이 남 전 사장이 2009년 연임에 성공한 것과 관련된 로비의 대가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당시 대우조선 실무자들을 조사하면서 N사가 수행한 홍보 작업에 비해 계약금이 과도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계약이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을 상대로 한 로비 대가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3월 대우조선 사장이 된 후 2009년 3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2012년 초 3연임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표는 평소 민 전 행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박 대표는 민 전 행장이 2011년 산업은행을 떠난 뒤 티스톤파트너스와 나무코프의 회장으로 일할 때 이 회사들과도 홍보 계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8일 박 대표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검찰은 N사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대우조선과의 거래 자료와 회계장부 등을 지난 6월 말부터 빼돌리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산업은행 등과 홍보 용역 계약을 맺게 된 경위와 대우조선 측에서 받은 용역 대금의 사용처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민 전 행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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