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중국인민해방군가’ 만든 독립군 정율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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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서울대 강의에서 한국과 중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열 명의 역사적 인물을 꼽았다. 최치원, 김구, 허균…. 익히 알던 이름이 나열됐고 그 중에 정율성이 있었다. 중국인은 음악가 정율성을 사랑했다. ‘옌안송’과 ‘중국인민해방군가’ 등을 그가 작곡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과 북한 인민군은 이 노래를 부르며 사기를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는 건국 초기의 북한 정권에 참여하기도 한 공산주의자였다. 동시에 독립운동가였다. 그의 딸은 출간사에서 “나의 아버지 정율성은 일본 침략자에 단호하게 맞선 독립투사였다”라고 밝혔다.

1914년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질박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음악가이자 독립운동가, 공산주의자로서 살아냈다. 그의 생을 추적해 『정율성-중국의 별이 된 조선의 독립군』(김은식 지음, 이상, 240쪽, 1만5000원)을 펼쳐낸 저자의 변은 이렇다. “평가에 앞서 그의 삶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일마저 포기한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중요한 사실들에 대해 함께 눈감아버리게 된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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