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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연재의 필살기 진화…포에테 피벗, 더 빨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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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리우 올림픽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내일 밤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포에테, 가장 높은 2점 받는 기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 키워
러시아·우크라이나 3명 최대 적수
메달 따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

손연재는 19일 오후 10시20분 브라질 리우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열리는 개인종합 예선에 나선다. 후프·볼·곤봉·리본 등 4개 종목 점수를 합산해 26명 중 상위 10명이 결선에 오른다. 결선은 21일 오전 3시20분에 열린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깜짝 5위에 올랐던 손연재는 지난 4년간 실력을 갈고 닦은 결과 지난달 월드컵 대회에서 개인 최고점(74.900점)을 기록했다. 손연재가 올림픽에서 입상하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리듬체조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리듬체조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이 메달을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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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와 동유럽 선수들이 강세다. 세계랭킹 공동 1위인 야나 쿠드럅체바(19)와 마르가리타 마문(21·이상 러시아)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한다. 랭킹 4위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는 올해 월드컵 대회에서 랭킹 5위 손연재와 3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기량이 떨어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3·벨라루스·6위)도 복병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리듬체조계에서 손연재는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선수였다. 동양인인 손연재의 연기는 ‘귀엽다’ 정도로만 평가됐다. 리듬체조는 팔·다리가 가늘고 긴 체형이 유리하다. 쿠드럅체바나 마문, 리자트디노바, 스타니우타는 모두 키가 1m7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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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손연재의 키는 1m65㎝다. 팔·다리가 길지 않은 동양인 체형이라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했다. 손연재는 살을 빼려고 5세 때 리듬체조를 시작했다. 재능을 발견했지만 가정 형편이 녹록지 않았다. 더구나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훈련을 하고, 의상을 마련하는 데도 큰돈이 들었다. 어머니 윤현숙씨는 돈을 아끼기 위해 의상을 직접 만들어 입혔다.

반면 러시아의 쿠드럅체바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 알렉세이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다. 스포츠 스타 출신인 알렉세이는 쿠드럅체바가 4세 때 리듬체조를 배우게 했다. 그러고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리자트디노바는 어머니 옥사나가 우크라이나 리듬체조 코치였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포함한 최고의 강사진으로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벨라루스의 스타니우타는 할머니가 유명한 배우였다. 벨라루스 내에서 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쿠드럅체바의 소셜미디어 팔로어는 19만 명에 이른다. 마문(15만 명)이나 리자트디노바(7만7000명), 스타니우타(7만6000명) 등도 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손연재는 5만 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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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는 아시아인의 핸디캡을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했다. 그 결과 러시아 및 동유럽의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다. 손연재는 2011년 17세의 나이에 홀로 러시아로 건너가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훈련을 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이제 러시아 선수들도 그의 실력을 인정한다. 마문은 “손연재는 표현력이 좋다. 새로운 동작도 쉽게 소화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손연재의 장기는 포에테 피벗이다. 한쪽 다리를 펴서 9~10회전을 하는데 손연재의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점수(1.8~2.0점)를 받는 기술이다. 올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키우면서 회전이 더 빠르고 매끄러워졌다. 손연재는 “올림픽은 큰 무대다. 완벽한 경기를 펼쳐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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