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급 유 받으며 8,300km 대장정|리비아폭격 숨가빴던 12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은 대 리비아 공습 30분을 위해 군사작전 12시간, 작전준비 10일에 1백50여대의 항공기와 2대의 항공모함을 동원하는 엄청난 규모의 해·공군 합동작전을 폈다.
이는 월남전이래 최대규모의 작전이었다.
백악관은 이번 군사작전을 위해「면밀한 사전 준비」를 했다.
미국의 대 리비아 공습작전 D데이는 14일, H 아워는 리비아 시간으로 모든 사람들이 깊이 잠든 15일 새벽2시.
공습을 위해 영국 런던시간 14일하오 7시께 미제48전술비행대소속 미 공군 급 유기 KC-10 12대와 KC-1359대가 런던 동북쪽 1백10km 떨어진 밀든 홀 기지에서, 또 제20 전술비행대소속 KC-105대 및 KC-135 4대가 런던 서쪽 1백60km 떨어진 페어필드기지에서 각각 이륙, 모두 30대의 급 유기가 F-111 폭격기의 공중 급 유를 위해 먼저 대서양과 지중해로 떠났다.
이어 전자교란 기 EF-111 3대가 런던 서쪽 95km떨어진 어퍼헤이퍼드 기지를 떠나 대 리비아 레이더 교란을 위해 이륙했다.
이어 미제3공군소속 초음속의 중폭격기 F-111 18대가 런던 동북쪽 1백20km 떨어진 레이큰히드 기지를 이륙, 왕복 8천3백km의 대 강정을 위해 날아갔다.
F-111과 EF-111은 대서양과 지중해를 비행하는 동안 공군 급 유기들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공중 급 유를 받으며 리비아로 비행했다.
영국에서 떠난 폭격기들이 지중해 깊숙이 진입하는 동안 공격개시 2시간30분전에 야음을 틈타 리비아로 접근, 트리폴리에서 2백40km 떨어진 해상까지 진출한 미6함대 항모 아메리카 및 코럴 시호에서 요격기인 A-6 인투르더와 A-7 코세어기 15대가 합류하고 이들을 지원, 엄호하기 위해 F-14 톰케트 함 재기와 FA-18전투기, 그리고 레이더 장비 해군기인 E2-C 호크아이 및 공중 급 유기 수십 대가 함께 작전에 참가했다.
F-111등 폭격기들은 두 파로 나뉘어 리비아 접근도중 고도를 수없이 높이거나 내려 리비아 레이더의 판단을 흐리게 하며 쉽게 목표지점을 향해 접근했다.
수도 트리폴리와 벵가지 시는 미군기의 공격을 염두에 두지 않은 듯 휘황한 불빛이 그대로 켜져 있었고 이들 폭격기들은 목표물을 쉽게 찾아 5백 파운드 및 2천 파운드 짜리 레이저 및 TV유도 스마트폭탄을 4차례에 걸쳐 유유히 투하했다.
공습도중 트리폴리와 벵가지의 리비아 미사일기지와 대공포대에서 수많은 미사일과 포탄을 쏘아 올렸으나 리비아의 미사일들은 하나도 미 침투 기를 명중시키지 못하고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다시 당으로 떨어져 폭발됐다.
미 공 습기가 임무를 마치고 영국기지로 귀환한 것은 영국시간으로 15일 상오7시께.
왕복 12시간의 대장정을 백악관은「완전한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위해 지난주부터 이미 군 작전 준비태세에 들어갔었다.
최근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방문중이던 항모 코럴시 호와 프랑스의 말라가를 방문했던 아메리카호의 본토 귀환을 취소, 지중해에 대기토록 명령을 내리고 루이지애나주에 기지를 둔 공중 급 유기 10여대를 영국으로 파견하는 등 미국은 사전조치를 이미 취해 놓고 있었다.
이 같은 미국의 작전태세는 영국「대처」수상의 영국내 기지사용 동의와 리비아에 정박해 있던 소련지중해 함대 기함인 잠수함 텐더 호 등 7척의 소 함정이 마침 리비아를 떠나 유고슬라비아 및 지중해 깊숙이 항해중이라는 영국과 소련의「문을 열어 준 조치」에 크게 힘입었다.
미국이 14일을 D데이로 잡은 것은 이들 소 함정이 14일부터 리비아로 귀환 중이어서 이들이 트리폴리 및 벵가지로 가기 전에 작전을 마쳐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 국방성은 작전준비 태세를 비밀리에 명령했고 영국 내 미군사령부와 6함대는 공격목표물 선정 및 공격항공기, 공격무기 선택에 들어갔다.
공격목표물은 일단 5개로「비 민간대상」으로 한정했다.
사용항공기는 F-111로 항모 탑재 기 A-6나 A-7보다 폭탄적재량이 많아 대규모 공습을 위해서는 중폭격기가 필요해서였다. 특히 F-111은 초음속에 전자전에 대비한 고도정밀 전자설비가 부착된 전천후 폭격기로 유사시 핵 폭탄 탑재까지 가능한 기종이다.
사용폭탄은 미사일보다 저속투하 스마트 탄을 선택했다.
이처럼 모든 준비가 끝나자 미국은 드디어「작전개시」명령을 내렸다.
영국에 있는 미군기지들에서 발진한 F-111등 공군기들도 이미 몇 달 전 예정된 공군기동훈련 솔티네이션에 참가하는「정규 야간비행 훈련」으로 가장, 활주로를 이륙했다. 그러나 이들의 실제 행선지는 리비아였다. <진창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