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장 확실해 의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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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테이트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겠다는 초청장은 언제 받았습니까?
『지난 해 4월로 기억됩니다.』
-초청장을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테이트 갤러리의 도장이 찍혀있고 중간에 화상이 끼여있어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정광훈 남매는 언제 만났습니까?
『지난해 6월에 우리 집에 찾아와서 만났지요. 정씨 남매는 테이트 갤러리 운영위원회에서 내 전시회를 열기로 결정했다면서 헨리무어전과 교환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헨리·무어」 는 영국이 가장 아끼는 작가여서 교환 전을 연다면 나도 영광이라고 생각했지요.
-언제부터 의심을 품었는지요?
『전시회를 9월19일에 열겠다고 했다가 다시 12윌2일로 연기되었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생각했다가 의심을 품기 시작했지요.』
-파리에 가서는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지난해 11월에 파리에 가서 확인 작업을 벌였지요. 동생 정미령이 파리에도 몇 차례 왔었고 매일같이 통화도 했습니다. 그림을 보관해 놓았다는 집 열쇠도 우리에게 주어 설마 했지요』
-그럼 어떻게 확인 하셨습니까?
『집사람 (김진옥 여사)이 런던에 가서 하나하나 확인해서 중간에든 회사가 유령인걸 알았지요. 그림을 두었다는 곳에 가서 찾아보았더니 가짜그림만 있더라는 거예요. 서울에서 그림을 부쳤다는 송장을 가지고가 확인해 보았더니「하나 가치 없는 물건이다」 고 세금한푼 안내고 통관된 사실도 밝혀냈지요. 이건 처음부터 정씨 남매가 내 작품을 빼내려고 계획적으로 꾸민 사기극 이라고 봅니다』
-작품은 영국으로 나갔다고 보십니까?.
『작품은 모두 한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광훈씨 집에서 10점을 찾아냈고 내게 신고 들어 온 작품만도 7점 이나돼 국내에서 처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중에는 지난해 8월에 샀다는 작품이 2점이나 있습니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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