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로' 여수엑스포도로서 또 8명 사상사고

중앙일보

입력

14일 전남 여수의 자동차전용도로 터널에서 사고가 나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2년 개통 이후 사고 지속…2015년에만 90명 사상자 내
터널 많고 화물차 통행 잦아 자칫 대형사고 가능성 커

이 도로는 해마다 사고가 끊이지 않는 '죽음의 도로'였다.

광복절 연휴가 절정인 이날 오후 2시10분쯤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유모(53)씨가 몰던 트레일러가 앞에 가던 김모(61ㆍ여)씨의 승용차를 비롯해 10대를 들이받았다.

트레일러가 직접 덮친 김씨가 숨지고 앞서 가던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를 낸 운전자 유씨는 경찰에서 "사고 당시 졸았다"고 진술했다.

사고가 난 도로는 2012년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만들어진 국도17호선 여수-순천간 자동차 전용도로다.

기사 이미지

8월 14일 8명의 교통사고 사상자가 발생한 여수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의 마래터널. 터널 진입시 순간적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회피 공간이 부족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개통 이후부터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5년 한 해에만 이 도로상에서 35건의 교통사고가 나 90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2013년 4월 15일에 같은 도로의 엑스포터널 안에서 연쇄추돌사고가 나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이듬해 8월에도 대포터널에서 13중 추돌사고가 나 8명이 다쳤고, 지난해 10월에는 같은 곳에서 하루에 3차례 연쇄 추돌사고가 났다.

엑스포도로는 시속 80㎞로 제한돼있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많지 않다. 편도 2차로로 되어 있지만 여수산업단지를 오가는 화물차들의 통행량이 많고, 38㎞ 구간에 터널 8개가 있어 대형 사고 위험이 크다.

특히 터널에 들어서면 갑자기 어두워져 순간적으로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사고를 회피할 공간이 없어서 더욱 위험하다.

경찰은 터널 안 조명 밝기를 높이고 졸음방지용 소음발생 노면을 시공한 데 이어, 올해 2월부터 구간 속도위반 단속을 시작했지만 역부족이다.

교통사고에 대한 운전자들의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