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편하고 자연스러우니까… 유명 모델·가수도 즐겨 신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 또 유행하는 삼선 슬리퍼
이제 패셔니스타라면 삼선 슬리퍼 하나쯤은 필수로 있어야겠다. 최근 미국 유명 모델 지지 하디드(오른쪽 사진)가 삼선 슬리퍼를 신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또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아파트에서 촬영장으로 향하는 하디드는 늘 그렇듯 완벽한 화장과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신발은 잘 갖춰 신은 힐이 아니라 동네 슈퍼에 갈 때나 신을 법한 바로 이 삼선 슬리퍼였다. 하디드뿐만이 아니다. 미국 가수 셀레나 고메즈 역시 지난달 콘서트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흰 드레스에 삼선 슬리퍼를 짝지었다. 두 신발은 모두 아디다스의 30달러짜리 아딜레트 모델이었다. 우리에게도 너무나 친숙한 슬리퍼다.

기사 이미지

 삼선 슬리퍼가 패션 피플 사이에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른 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중고생의 학교용 실내화나 욕실·사무실용 ‘쓰레빠’로 애용돼온 제품이지만, 이 무렵부터 국내외 셀레브리티들이 하나둘씩 삼선 슬리퍼를 신고 대중 앞에 나타나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에선 2012년 보이밴드 2PM의 닉쿤이 광고 촬영 중 삼선 슬리퍼를 신고 멋진 포즈를 취하면서 평범한 ‘쓰레빠’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놨다. 2014년 영국에선 가수 리타 오라가 줄무늬 양말에 삼선 슬리퍼를 신은 공항패션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후 일반인들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도 삼선 슬리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는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패션쇼 맨 앞줄에 분홍색 삼선 슬리퍼를 신고 나타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전이라면 대표적인 최악의 패션이 될 법한 슬리퍼 차림이 오히려 점점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업계에선 공통적인 답을 내놓는다. 애슬레저(운동경기를 뜻하는 애슬레틱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의 합성어) 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공식처럼 잘 짜인 스타일링보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쪽으로 유행이 흘러가는 게 한몫을 한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놈코어룩’이 대세인데 슬리퍼가 이런 스타일을 표현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아디다스의 삼선 슬리퍼가 인기를 끌자 해외 럭셔리 업체들은 너나없이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샤넬·몽클레르·구찌 등은 올해 삼선 슬리퍼와 모양이 흡사한 디자인을 선보이거나, 뒤축이 없는 로퍼를 대거 선보였다. 삼선 슬리퍼의 원조인 아디다스 역시 기본 삼선 디자인에 소재와 색깔 등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