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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서우 산업 무역-국풍 상사 |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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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요즈음 업계에서는 두 신흥 기업에 대한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섬유 업계의 서우 산업과 이름도 생소한 무역 업체인 국풍 상사가 화제의 대상이다.
섬유 업계에서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서우 산업 (회장 박세영·46)이 3개의 섬유업체를 잇달아 인수, 대형 섬유 그룹으로 부상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고조시키더니 무역 업체인 국풍 상사 (사장 최평규·41)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항공 운수 사업을 하겠다고 교통부에 면허 신청을 내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우 산업이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말 국제 그룹의 계열사였던 조광 무역을 인수하고부터였다. 서우는 조광 무역을 인수하면서 막강한 재력을 과시함으로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중규모 업체가 재력을 앞세운 몇몇 대기업들의 인수 공작을 막판에서 물리치고 대형 Y셔츠 전문 업체를 인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등장했다.

<대우 몸담은 박세영씨>
서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 초에 팬시얀사 전문 업체인 삼리 섬유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재키트 전문 중견 수출 업체인 (주)수성까지 손에 넣었다.
대우 그룹에서 무역 부문 사장까지 지냈던 박세영 회장이 대우를 나올 때 퇴직금조 (약 10억원)로 받은 신원 섬유가 전신인 서우 산업은 재키트 및 레인코트 전문 생산 수출업체.
대우에서 박 회장과 함께 일했던 전보국씨가 대표 이사 사장을 맡고 있으며 박 회장은 그 동안 표면에 나서지 않다가 작년 11월말 서울 올림픽 조직 위원회를 떠나고부터 직접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다.
서우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1천5백만달러였으나 연속적인 인수를 계기로 연간 1억달러 이상을 수출할 수 있는 대형 섬유업체로 도약한 셈이다.

<10개 노선 취항 계획>
한편 국풍 상사가 화제에 오르게 된 것은 최근 국내 항공 운수 사업 면허를 교통부에 신청한 최평규씨가 국풍 상사 사장으로 밝혀지면서부터다. 최 사장 자신은 국풍 상사와 항공 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최 사장이 국풍 상사 대표로 되어 있는 만큼 국풍이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
최 사장은 지난 6일 교통부에 두툼한 사업 계획서를 내고 국내 항공 운수 사업 면허를 신청했는데 10일자로 반려됐다.
최 사장은 교통부 측이 몇가지 이유를 들어 면허 신청서를 반려했지만 반려 이유가 전혀 타당하지 않다면서 『면허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류를 보완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최 사장은 더 나아가 『틀림없이 면허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 사장의 계획은 이렇게 짜여 있다.
우선 사업 1차 연도에는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 스페이스 사로부터 50인승 쌍발기 3대를 들여와 KAL이 취항하지 않는 서울∼포항, 대전∼제주 등 4개 노선에 취항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2차 연도에는 4대를 더 들여와 6개 노선에 투입, 총 10개 노선을 취항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미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사업성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를 끝마친 상태로 면허만 나오면 즉시라도 사업에 들어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생각처럼 엄청난 돈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최 사장을 비롯, 같이 사업을 하기로 한 10명 안팎의 핵심 멤버들이 70여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한편 국풍 상사는 그 동안 동남아를 상대로 무역업을 해 사업 기반을 마련한 최씨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무역 업체로 주로 전자 제품·철강·옥수수 등이 주요 취급 품목이라고 한다.
이미 7백만 달러 어치의 인콰이어리를 확보해 놓고 있고 금년 수출 목표는 1천만 달러라는 것이 최 사장의 설명이다.
재계에서 거의 알려진바 없는 최 사장은 80년 이전의 경력에 대해서는 K대를 나와 중등학교 교사를 2년 지냈다는 것 이외에는 잘 밝히지 않고 있으나 80년 이후 적극적으로 각종 사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사업을 해온 것으로 이력서 상에는 나타나 있다.
현직만 보더라도 한-아프리카 친선 연맹 명예 총재를 비롯, 새마을 운동 중앙 본부 이북 5도 새마을 청소년 연합 회장, 학교 법인 청담 학원 후원 회장, 잃어버린 민족 찾기 운동 본부 회장, 동서 문화 개발원 회장 등 60개의 각종 전 현직 고문·위원·회장·총재·이사장·원장·대표·단장·사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력서 상에 기록돼 있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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