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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올림픽엔 '비둘기 사격' 황당 종목도…리우는 26개 종목으로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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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에 앞서 개폐막식이 열리는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리허설이 열리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6일(한국시간) 개막한 제31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28개 정식종목(이하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26개 종목은 직전 올림픽이었던 2012 런던 올림픽과 동일하다.

나머지 2개는 1904년 이후 112년 만에 종목으로 채택된 골프(남·녀 개인)와 7인제 럭비(남·녀팀)다. 럭비는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9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했다.

올림픽 종목이 처음부터 이렇게 많았던 건 아니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땐 기초 종목인 육상·수영·체조·레슬링 등 9개 종목에 불과했다. 9개 종목이 28개로 늘어나기 까지는 숱한 곡절이 많았다.

육상·레슬링처럼 제1회 대회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종목이 있는가 하면 골프처럼 112년 만에 부활한 종목도 있다. 그런데 올림픽 종목을 정하는 기준이 마련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초창기엔 대개 개최국이나 주변 국가에 유리한 종목을 마음대로 넣었다 뺐다 했다.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는 유럽 국가가 즐기던 양궁과 승마, 축구, 크리켓, 폴로 등이 포함됐다.

비록 시범종목이긴 했지만 ‘비둘기 사격’이란 황당한 종목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것으로 비둘기를 총으로 쏘아 맞히는 경기였다. 파리 올림픽 땐 비둘기 21마리를 쏘아 죽인 벨기에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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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파리 올림픽 때는 비둘기를 총으로 쏘아 맞추는 황당한 종목도 있었다. 당시 비둘기 21마리를 맞춘 벨기에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앙포토]

하지만 4년 뒤 미국에서 열린 제3회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는 크리켓·폴로 등 유럽 국가에 유리한 종목이 대거 사라졌다. 대신 미국이 강했던 라크로스와 복싱·로크 등이 새로 들어왔다.

이후에도 개최 국가에 따라 종목은 수시로 바뀌었다. 그러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종목 관리’에 나섰다. 1989년 IOC총회에서 종목 선정 기준을 마련했는데 이 기준은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적용됐다.

기준은 간단하다.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스포츠여야 하고, 남자·여자부가 함께 있는 스포츠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기준에 따라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25개 종목이 채택됐다.

최근 들어서는 종목 선정 기준에 또하나가 추가됐다. 바로 ‘상업성’이다. 2013년께 올림픽 원년 종목인 레슬링이 퇴출 위기에 몰렸던 것도 지루하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다행히 세계레슬링연맹(FILA)이 곧바로 세트제 폐지, 패시브(파르테르) 규칙 강화 등을 골자로 생존 전략을 마련한 덕에 2024년(개최지 미정)까지는 살아남게 됐다.

반면 골프와 럭비는 상업적으로 검증되었기에 이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됐다. 한편 4년 뒤에 열리는 제32회 도쿄 올림픽 때는 가라테,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야구·소프트볼이 추가돼 모두 33개 종목이 된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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