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일본·싱가포르·대만 “정부가 중매 섭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혼활(婚活·결혼을 위한 노력) 이벤트에 참가했지만 좀체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센터에 가입했더니 상대를 골라 줬어요. 교제가 순조롭게 이어져 눈 깜짝할 새 결혼에 골인하게 됐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신기한 인연이 있나 봅니다.”

육아서 결혼 지원으로 전환
싱가포르선 맞선 전담 부서
일본, 지자체에 321억 지원
한국은 지자체 54곳서 운영

지난해 12월 일본 아키타(秋田)현이 만든 결혼지원센터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 센터의 중매로 결혼에 성공한 부부가 쓴 글이었다. 부부는 2011년 센터 설립 이후 결혼에 성공한 주민 800명 중 700명째였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뒤에서 지원한다.

일본 자녀육아본부 소자화(저출산)대책담당 참사관보좌(사무관) 하시주메 다카아키(橋瓜孝明)는 “2년 전부터 1700개 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아 연 30억 엔(약 321억원)을 교부금으로 지원하 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싱가포르·한국 정부도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중매쟁이’를 자처하고 있다. 그간 육아 지원에 집중하다 결혼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초혼 연령이 늦어지고 만남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부산·대전 등 지자체 54곳이 중매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국가인구재능부 탕즈후이 정책기획과장은 “결혼이 늦어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중매를 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① 일본 아키타현, 4년 간 4800명 맞선 주선 400쌍 결혼 성공
② “섹스리스가 가장 큰 저출산 원인…결혼·출산 즐거움 조기 교육해야”
③ 전국 첫 결혼팀 만든 달서구…“정부서 예산 지원해야”



대만 인구백서(2013년)에 따르면 전 정부부처가 올해까지 기업과 함께 미혼 남녀 만남 주선에 나서고 있다. 부처마다 연간 최소한 8개의 미혼자 친목모임을 조직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사회가족개발부 산하 사회개발네트워크(Social Development Network·SDN)라는 정부기관이 맞선을 담당한다.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혼인 상대를 만날 기회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맞선사업을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장주영·서영지·황수연·정종훈 기자, 정소영 인턴기자(고려대 일문4) sssh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