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폭스뉴스의 로저 에일스. [중앙포토]
여성 앵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미국 폭스뉴스의 회장인 로저 에일스(76)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폭스뉴스의 모기업인 21세기 폭스는 21일(현지시간) 에일스가 폭스뉴스·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폭스TV 회장직에서 즉각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일스의 자리는 21세기 폭스의 CEO인 루퍼트 머독(85)이 대행한다. 에일스의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다.
머독은 에일스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머독은 "지난 20년간 에일스는 회사와 미국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면서 "독립적이고 위대한 TV 채털에 대한 시각을 공유했으며, 이를 잘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폭스뉴스는 CNN과 MSNBC 등 경쟁 뉴스채널을 따돌리고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에일스의 명성은 거듭된 성추행 논란으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전 여성 앵커인 그레천 칼슨(50)이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난 6일 뉴저지 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칼슨은 에일스가 성 관련 발언을 일삼으며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치명타는 현재 여성 앵커인 메긴 켈리마저 성희롱 증언에 합류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와의 논쟁으로 유명해진 켈리는 최근 10년 전 에일스 회장에게서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머독 일가는 에일스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압박해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