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엄마가 없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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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셋을 둔 ‘워킹맘’이다. 바쁜 아침 시간에 여자 아이 셋의 머리를 묶어 주거나 옷을 입혀 주다 보면 출근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저녁엔 퇴근이 아이들 하원시간보다 늦어져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었던 데에는 어린이집의 역할이 컸다. 시간 연장이 가능한 가정 어린이집에 2010년 봄 첫째 아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아이를 보내고 있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퇴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홀로 남아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릴 때면 반일반과 종일반, 시간 연장 보육반 등 특성에 맞는 보육 프로그램이 갖춰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한데 뒤섞여 말뿐인 보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보육 지원이 가능해지길 바라 왔다.
  7월 맞춤형 보육 정책이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 맞춤형 보육은 무상보육으로 상처받은 종일반 엄마와 자녀를 위한 정부의 개선 의지라고 생각한다. 맞춤형 보육의 최대 수혜자는 아이들이 돼야 한다. 어린이집 관계자, 정책을 시행한 정부, 학부모 역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야할 것이다.
  서로의 보육 환경이 언제 달라질지 모르니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 최선의 방향으로 목소리를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 맞춤형 보육 시행으로 워킹맘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이 조성되고 전업 맘의 육아 지원 정책이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보육 시대, ‘일·가정 양립 시대’가 열리길 소망한다.
서성미(36·경기도 안산시 성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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