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우선의 「수평적 신앙」실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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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6년의 종교계는 내적 성숙을 향한 구체적 방안들이 폭넓게 모색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론 불교·천주교·기독교등의 모든 종교가 이웃 사랑을 우선하는 「수평적 신앙」의 실천을 거듭 강구하면서 자기성찰의 목소리를 더욱 높일것 같다.
기독교는 특히 전통문화와의 접목을 적극 시도, 찬송가·성극등을 통한 교회의 한국화에대한 노력을 폭넓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천주교와 개신교는 각각 84년의 전래 2백년, 1백년을 계기로 교회나 짓고 신도를 끌어 모으기에 급급한 양적 팽창에 대한 자성을 계속해왔다.
불교 역시 잦은 종권다툼, 주지자리 싸움등의 승단분규로 얼룩져온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각성의 광명을 비추기 시작했다.
불교 조계종의 경우 이같은 새로운 승단 양식이 이미 움터 현실적 행동으로 연결돼 종회를 무대로한 갖은 작태가 「체면」을 가리기 시작했고 밥먹듯하던 총무원장불신임과 시비를 위한 시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승단안의 양식은 내년에는 더욱 공감대를 넓히면서 50년대 비구승들의 대처승정화에 이은 「제2의 정화」를 추진할 원동력으로 발전할 희망도 없지않다.
기독교는 진보-보수간의 갈등과 반목이 크게 좁혀지면서 행사·대사회관계등에 상호연합하는 「교회일치」를 더욱 활발히 모색할 것 같다.
기독교교회협의회(NCC)를 중심한 진보와 기독교지도자협의회·보수교단협의회등을 중심한 부수간의 일치 모색은 이미 시작됐다고 교계인사들은 말한다.
또 진보측은 「멸시의 눈초리」를 보내온 일부의 과열 성령운동이나 고전적인 축자영감설, 개인구원 우선등에 일면 이해의 자세를 보일 것이고 보수측 역시 진보노선의 정치·해방·민중신학등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자세를 지양하면서 교회의 사회적 사명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중화의 입장을 취할 것 같다.
단군계 종교를 비롯한 민족종단들은 기독교계의 서울사직공원 단군성전 건립에 대한 강력한 반대에 자극돼 부진하던 신앙활동과 대사회 발언을 계속 강화하면서 상호 유대를 다져나갈것 갈다.
내년에도 어두운 그림자로 종교계를 내리누를 먹구름은 사찰과 교회의 개인 소유화 현상의 심화다.
불교는 이미 종단이나 문중의 집단화를 넘어서 주지불교화하는 경향을 보이고있고 이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기독교 역시 개교회를 재단법인등으로 개인 소유화하는 풍조가 더욱 만연될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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