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부촌(富村) '통장' 구하기 쉽지 않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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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부촌(富村) 지역에서 지방행정의 최일선 조직인 통장 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동(洞)행정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데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편이다 보니 매월 정기적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통장직에 별다른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농촌 지역에서는 통장격인 이장을 맡기 위해 선거까지 치를 정도로 관심이 높아 대조된다.

성남 분당은 경기도 내 대표 부촌지역으로 꼽힌다. 22개 동의 통장 정원은 702명인데 48명(6.8%)이 공석이다. 현재 성남 전체로 보면 96명 공석으로 절반이 분당에 몰려있는 것이다.

일부 동에서는 공모 현수막까지 걸었지만 응모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동네로 꼽히는 과천도 통장이 공석인 지역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장은 국정·시정 홍보물 외에 예비군·민방위 훈련 통지서 전달, 비상연락망 유지, 소외계층 확인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통장이 부족하다 보니 동주민센터 직원·인근지역 통장·아파트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장 구인난이 심각한 곳은 주로 고급 주택이 몰려있는 지역이다. 주민의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통장자리에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통장에게는 월 20만원의 기본수당부터 명절 상여금·회의수당 등이 지급된다. 또 고급 주택은 보안상 이유로 일반인 출입이 제한적이어서 통장 입장에서 부담스럽다고 한다.

일부 도농복합·농촌지역에서 과열 경쟁까지 빚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성남과 이웃한 광주는 공석이 단 한 곳도 없다. 통·이장 정원은 253명인데 지난 2월부터 마을개발위원회의 통장 추천방식을 주민 총회의 선출방식으로 변경까지 할 정도다. 양평은 지난해 이장 연임을 놓고 3명의 후보가 선거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도내 31개 시군의 통·이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5416명으로 이중 여성 통장이 57.3%를 차지하는 8828명이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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