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GO하다 핸드폰 뺏기고 차량 반파돼…美 정치권 규제 가능성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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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인이 거리에서 포켓몬GO를 즐기고 있다. [사진 트위터]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 ‘포켓몬GO’가 미국 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각종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을 시작으로 발매된 포켓몬GO는 출시된지 약 1주 만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남성 두 명이 포켓몬GO 게임에 열중하다가 해안 절벽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샌디에이고 시 소방국은 “높이 약 24∼27m에 달하는 절벽에서 해변으로 추락한 한 남성을 발견했다. 또 다른 남성은 인근 15m 절벽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두 남성의 부상 정도와 현재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절벽 근처에는 지대가 불안정하다는 경고 표지판이 붙었지만, 두 남성은 포켓몬 사냥에 열중한 나머지 이를 보지 못한 채 절벽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와 인접한 샌프란시스코에선 포켓몬GO를 하다 스마트폰을 절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시에 사는 한 남매가 포켓몬GO를 하면서 거리를 다니다 수상한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남매의 손에서 스마트 폰을 낚아챈 뒤 미리 대기하던 차를 타고 달아났다.

LA 타임스는 오리건 주와 미주리 주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선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포켓몬을 잡으려던 학생이 낙상 사고를 당했고, 메인 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게임에 빠져 보도에서 발목을 접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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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뉴욕에선 포켓몬GO를 하던 한 운전자가 나무를 들이받는 바람에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뉴욕주 경찰국]

지난 12일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게임 중독자 3명은 문이 닫힌 사실도 모른 채 오전 9시부터 공동묘지 안에서 포켓몬 잡기에 빠졌다가 결국 오후 9시 30분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서야 겨우 묘지에서 빠져나왔다.

같은 날 뉴욕 주 오번에서는 포켓몬GO 게임을 하면서 차를 몰던 한 운전자가 도로 옆 나무를 들이받아 차량이 반파됐다.

포켓몬GO를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 각종 사고가 발생하자 미국 정치권 일각에선 규제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뉴욕 주 하원의원인 펠릭스 오티스(56ㆍ민주당)는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포켓몬GO가 범죄에 악용돼 공공 안전에서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상한 불청객이 포켓몬GO를 활용할 수 없도록 모두가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포켓몬GO를 하는) 사람들은 은행을 간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선 그들의 돈을 뺏기 위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오티스 의원은 운전 중 포켓몬GO를 하다가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운전 중 또는 길을 걷다가 포켓몬GO를 하는 사람들이 걱정스럽다”면서 “당장 법으로 막진 않겠지만 제조사가 앞으로 벌어질 문제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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