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나향욱, 폭탄주 8잔에 소주 11잔 마셨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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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중앙포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의 개·돼지"발언 파문과 관련해 14일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육개혁 완수가 책임있는 행동···사퇴 안 해"
새누리 "야당만 발언 기회 편파 진행" 파행,산회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이번 사태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장관으로서 거취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현재 추진 중인 여러가지 교육개혁을 차질없이 완수하는 것이 더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부의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교육부를 쇄신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교육부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다짐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이 "거취 문제를 누구와 상의했나"라고 묻자 "다른 사람과 상의한 적 없고 혼자 고민했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문위에 나 전 기획관 막말 파문과 관련해 자체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더민주 김병욱 의원이 "보고서에 '과음''취중'이란 단어가 많이 나오는 데 실제 얼마나 마셨는 지 객관적 서술은 빠졌다. 과음 명분을 주기위해 쓴 거냐"고 묻자 이 부총리는 "징계량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아니라고 생각해 빠졌는 데 나 전 기획관은 폭탄주 8잔과 소주 11잔을 마셨고 배석했던 대변인과 홍보담당관은 각각 폭탄주 8잔, 소주 6잔, 폭탄주 6~7잔, 소주 6잔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고 답변했다.

교육부 조사에서 나 전 기획관은 7월 7일 경향신문 기자들과 저녁자리에서 '개·돼지' 발언을 한 데 대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얘기 하던 중 여론은 언론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영화(내부자들)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해 '민중은 개돼지'라고 언급한 것이고, 본인의 생각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신분제 공고화'도 "우리 사회 양극화 얘기를 하던 중 점점 신분사회로 고착화돼 사회가 완전히 평등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 전 기획관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그 자리에서 이들 발언에 대해 수 차례 해명 요구를 했지만 '개인 의견은 다를 수 있다'며 해명하지 않다가 8일 오후 6시30분 경향신문 가판 내용을 보고서야 경향 신문사로 찾아가 전날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사과하고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은 회의에서 "동석했던 경향신문 기자들을 상대로 발언내용, 신문 보도내용 맞느냐 조사가 필요해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경향신문 측에서 '보도내용에 대해 조사받는 건 전례가 없고 신문사 입장은 보도에 다 나타나 있다'며 거부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으로 공세를 계속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에게 "야당 의원에게만 발언기회를 주고 편파 진행을 한다"고 항의하면서 회의는 1시간여 만에 산회했다. 이날 예정된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2015년 결산안 처리도 무산됐다. 이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5년 연속 결산안 처리 무산 사태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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