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대도시 쏠림 "여전히 심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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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간호대학 증설과 정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의 대도시 쏠림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간호협회가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 지역별 의료인력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 충북 증평군 경우 5795명으로 전국 평균 343명의 17배, 경기 과천시 12배(4127명), 충남 계룡시 6배(2028명), 경기 양주시(1757명)·충북 진천군(1671)·경기 하남시(1618명)은 각각 5배 이상 많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활동 간호사 1명당 담당인구수가 평균 890명으로 전국 평균인 343명을 3배 가까이 웃돌았다.

정부의 간호교육기관 수 확충 방침에 따라 신설된 간호학과 대부분이 활동 간호사 수가 부족한 94개 시군구 인근에 있지만, 해당 지역으로 취업하기 보다는 근무환경과 여건이 나은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있어서.

간호협회 관계자는“내년부터 매년 2만 명 이상 간호사가 배출되고, 이미 배출된 간호사 수도 양적인 측면에서 절대 부족하지 않다”면서 “다만 기존의 경력 간호사들이 높은 노동 강도, 지방 중소병원의 낮은 처우,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근무환경 등으로 사직하고, 신규 간호사은 이런 의료현장에 적응하지 못해 조기에 퇴출되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간호대학생들은 처음부터 처우와 근무환경이 보다 나은 상급종합병원의 취업 대기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이른바 대기발령이다. 상급종합병원들이 한 해 필요한 예상 인력을 한꺼번에 뽑은 뒤‘대기’를 걸어 놓고 순번대로 정식 발령하는 것을 말한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런 상급종합병원의 대기발령 문제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은 간호사 인력 문제가 거의 없고, 간호사 부족은 지방 중소병원과 공공병원에 쏠리고 있는 것"이라 진단했다.

실제 간호협회가 지난 2009년 졸업한 전국 90개 간호대학 801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간호(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93%인데 반해 평균 1년가량 대기 발령으로 있는 예비 간호사들이 전체 신규취업자의 3명 중 1명인 33%에 달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인구구조 변화, 만성질환 증가 등 간호사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 간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와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간호수가 체계 정비 ▶공중보건장학생제도 ▶공중보건간호사제 등 제도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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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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