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귀국이 죽음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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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죽음의 크리스머스 귀향길이었다. 갠더공항 보안관계자「맥도널드」씨는 비행기잔해와회생자들이 마치 지옥을 연상할이만큼 사방에 흩어져있었다고 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생존자는 없다』 고 말했다.
○…사고현장은 활주로에서1km떨어진 낮은 산으로 키큰 상록수와 잡목들이 우거진 곳으로 기체 파편과 희생자들의 시체가 눈구덩이사이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DC-8 전세기 사고로 사망한 2백50명의 미군들은 제101공수사단 3대대소속으로 크리스머스를 앞두고 12일 밤11시30분(한국시간)본기지인 켄터키주의 포트 캠벨로 귀대할 예정이었으며 전통에 따라 특별의식을 거쳐 그들의 사령관과 처자, 또는애인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받을 예정이었다.
○…공항활주로에 근무하던한 목격자는 『갑자기 섬광이번쩍하더니 2초쯤후에 커다란 굉음이 들렸으며 이어 버섯구름같은 큰연기가 오르는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공항당국은 사고후 3시간동안 공항을 폐쇄하고 구급차량과 구호인원을 현장에 급파했으나 불길이 계속 진로를 막아 작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사고비행기가 갠더공항에 재급유차 착륙했을때 이비행기에 탔던 미군장병들은 면세점에 몰려가 크리스머스 선물을 사느라 부산을 떨며 즐거운 모습이었다고 공항 면세점 직원이 전했다.
이 직원은 『사고 직전의 이들은 고향에 돌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며 이들의 희생을 안타까와했다.
○…DC-8기의 사고이유를 밝혀줄 조종실의 음성기록과 비행기록을 담은 블랙박스가 비행기잔해에서 발견된후 분석을 위해 13일 오타와의 캐나다 국립연구소로보내졌다.
캐나다항공안전국의 「피터·보그」씨는 블랙박스가 화재로 인해 파괴됐다고 밝히고『그러나 지금으로서는 파괴의 정확한 정도나 결과를 알수 없다』 고 말했다.
○…이번에 참사를 당한 미군들은 다국적 시나이반도 평화유지군소속으로 6개월근무후 크리스머스휴가를겸해 교대차 귀국하던 중이었다.
평화유지군은 지난 67년및73년 이스라엘-이집트 전쟁후 이스라엘이 점거한 시나이반도에서 양국 분쟁을 감독·견제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현재의 병력은 미국등 11개국의 병력 3천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미국이 병력 1천2백명, 유지비 60%를 담당하며 반년마다 근무병력을 교체해왔다.
○…사고기인 DC-8 제트여객기는맥도널 더글러스사제품으로 16년전에 제작되어 69년2월 이스턴 항공사에 인도되었으며 그후 다른 3개항공사를 거쳐 84년10월 애로 항공사에서 사들였다.
2백60명의 승객을 태울수 있는 이 여객기는 5만시간이상을 비행했다.
4발의 DC-8기는 지금까지 5백50대이상이 제작됐고 이가운데 약4백대가 취역중이며 애로 항공사는 12대를보유하고 있다.
항속거리는 1만1천2백60km, 최고속도는 시속9백65km로서 캘리포니아주의 롱비치서 제작됐으며 프래트 앤드휘트니사의 엔진을 사용하고있다.
원래는 1백79인승으로 되어 있었으나 66년 2백59인승으로 늘렸고 80년대초에는 화물기로도 개조됐다.
○…갠더공항은 북대서양을운항하는 비행기들을 위한 주요항공관제센터이며 유럽을 왕래하는 장거리 비행기들이 재급유를 하는 공항. 이공항은 또 최근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는 동구권의 망명자들이 비행중 일시 기착, 자유를 찾는 관문으로 널리알려졌다.
○…DC-8기의 소속회사인 애로항공사는 27년간의 휴업끝에 지난 81년 1천3백80만달러 규모의 미군및 군인가족 수송계약을 체결, 운항을 재개한 회사.
지난 47년 창설된지 7년만에 연방정부로부터 정기운항 항공사와 과당경쟁을 한다는 이유로 1백86개 증편운항을 취소당하자 문을 닫았으나 항공산업에 대한 규제가 풀린지 3년후인 지난81년 화물운송사업을 재개한것.
82년부터 여객운송도 재개한 애로 항공사는 민간인승객및 화물전세기대여, 군승객및 군화물운송, 기타 항공사의 하청업을 하고 있으며 약6백5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애로 항공사는 몇가지 안전위반사항으로 애를먹고 있었으며 지난 84년에는 운영문제로 연방당국의 조사를 받은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연방항공국(FAA) 대변인은 이 항공사가 작년에 일부문제가 시정되지 않는한 항로를 확장할수 없다는 통고를 받았었다고 말했는데 다른 FAA대변인은 아틀랜타에서 대부분의 문제들이 문서처리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로 항공사는 지난 13년동안 한번도 인명사고를 낸적이 없어 이같은 안전위반사항도 문서처리 수준에서 그쳤다.
○…85년은 항공사고사상최악의 해로 기록된다 1월1일의 미이스턴항공소속보잉-727기의 추락사고를 시작으로 이번사고까지 25건이상의 항공기추락사고가 발생, 2천1백명이상이 사망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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