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우자동차·어패럴 농성|「위장취업자」무더기 해고 불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학력을 속이고 취업한 대학출신 근로자들이 쟁의와파업을 주도함으로써 기업은 물론 사회에도 충격파를 안겨준 대우자동차·대우어패렬 농성사건.
지난4월과 6월 부평과 서울구로공단에서 잇달아 일어난 두 사건은「위장취업」「동조농성」「노학연계투쟁」의 낯선 신조어를 탄생시켱고 동조농성에 휘말린2개 섬유공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2천여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더우기 이사건이 80년대들어 국내4대그룹기업인 대우에서 터진 노사분규란 점에서 당국과 기업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위장취업자 색출에 나서 지금까지 1백40개업체에서 2백91명의 위장취업자를 색출, 1백64명을 해고했으며 99명이 스스로 직장을 떠났다.
◇대우자동차농성사건=2백여명의 근로자들이 지난4월16일부터 25일까지 임금인상등을 요구하며 회사본관3층 기술연구실을 점거, 10일동안 파업을 계속한 농성사건으로 최명걸사장이 물러나고 부사장 김정웅씨가 사장으로, 김우중회장의 친동생인 김성중씨가 부사장 (대우정밀사장겸직) 으로 옮기는등 임원개편의 진통을 겪었다.
이사건으로 구속된 송경평 (28·서울대공대기계설비과졸업)·홍영표 (28·동국대철학과2년중퇴) 씨등 주동자8명중 6명은 지난10월19일 인천지법에서 징역2년∼1년6월씩을 선고받고 부평교도소에 수감돼 항소심 (인천지법합의부) 을 기다리고있고 2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송씨등은 교도소안에서 동료근로자들이 돈을 모아 차입해주는 노동관계서적을 탐독하고 있다는 후문.
농성때 회사측과 근로자들 사이에 합의됐던 조건들은 대부분 이행됐다.
그러나 기혼자를 위한 아파트 3백가구분은 당초 6개월내에 착공키로 했으나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아직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공사를 하지못하고 있으며 기숙사만 인천시갈산동199일대에 땅을 확보, 설계를 끝냈다.
회사는 일단 정상화 됐지만 노조집행부측과 반집행부세력간의 알력은 아직 남아 있어 내부의 진통이 계속 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부평·부산동래공장등이 정기대의원총회를 열어 선출한 48명의 대의원중 11명이 반집행부세력. 이들은 김영만노조위원장을 상대로 불신임안을 냈다가 전체대의원 3분의2이상의 동의를 얻지못해 부결되기도 했다.
농성에 가담한 근로자의상당수를 회사내외로 분산시켜 세력을 약화시켰으나 노사분규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우어패럴 연대농성사건=구속된 노조간부의 석방을 요구하며 구로공단지역 8개회사 2천여명의 근로자들이 연대농성을 벌인 이사건으로 36명이 구속되고 56명이 불구속입건, 27명이 즉심에 넘겨지는등 노사분규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대우어패럴은 노사분규로 추락된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7월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이름을「세계물산」으로 바꾸고 9월1일 52만원을 들여 간판을 새로달았다.
근로자들이 농성을 벌였던 제1공장은 텅빈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방치돼 을씨년 스런 모습.
선일섬유가 지난 10월중순, 해야 성물산이 지난 11월4일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는 바람에 대우어패렬 1천4백명, 효성물산4백80명, 선일섬유 1백20명등 2천여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농성을 주동한 박경희양(23·서울대국민윤리과3년제적)등 38명이 구속·불구속기소돼 9개재판부로 나뉘어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재판을 받고있으며 연말까지는 선고가 모두 끝날예정.
전대우어패럴노조위원장김준용씨(27·구속)의 아버지 김왕수씨 (47) 를 회장으로 「구속노동자 가족협의회」를 결성, 변호사선임등 영등포구치소에 수감중인 구속자들의 뒷바라지를 맡고있다.
또 농성을 배후조종한 전대우어패럴근로자심상호(26·서울대 역사교육과4년 제적)·민경옥 (23·서울교대2년제적) 양등 2명은 수배된 상태. <길진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