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좌절딛고 내일을향해 뛴다〃|남자배구팀 신예주포 최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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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배구의 정상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이제야 알것같습니다』
지난2일 월드컵대희 7위라는 부진한 전적을 안고 귀국한 남자대표팀의 신예 공격수 최천식(20·인하대2년)은 실망정도가 아닌 충격을 받은듯 침통한 얼굴이다.
서울국제배구와 월드컵, 두대회를 치르고 난뒤의 깨달음은 우선 체력을 기르고 배구의 기본기를 새로 연마해야겠다는 것.
최천식은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일본·중공을 연파, 기대에 들뜨기도 했으나 세계의 벽은 너무 두터워 피나는 노력을 하지않고는 상위권진입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뼈저리게느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아직 멀었다』는 생각뿐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그는『우리에겐 내일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최천식은 금년 유니버시아드, 세계청소년선수권, 월드컵 본선및 예선, 미국챔피언시리즈, NHK컵, 서울국제대회등 7차례의 국제대회에 출전, 그로기상태가되었지만 많은것을 배웠다고 만족한다.
무엇보다도 우선 체력을 강화해야 겠다는 것이다.
보통때의 서전트점프가 70cm로 낮은 편은아니지만 하체가 약해 게임을 거듭할수록 타점이 낮아졌다는것.
수비도 불안했고 고쳐야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자신을 평했다.
그는 또 이번 대회에 『부진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대표팀의 주공격수라는 심리적 부담때문인지 게임이 잘 안풀렸다고 아쉬워 했다.
『두 대회를 통해 우리실력이 너무 뒤져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지만 경험을 쌓고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면 88년에는 4강진입도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제 시작한 젊은 팀이므로 패배가 큰 자산이 될것입니다. 채찍은 달게 받겠지만 격려도 해주십시오.』
최천식의 호소는 곧 고민하는 한국배구의 현실을 말해주는것같다.
세대교체의 과도기에서 좌절을 딛고 일어서려는 신인들의 강한 의지가 살아있는 한 남자배구의 앞날은 결코 어둡지는 않다.<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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