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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간접투자 쉽게…리츠·뉴스테이 빗장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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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 요건을 완화키로 했다. 민간 자본의 리츠 투자 유도를 위해 금융기관의 리츠 출자제한을 없애고 각종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리츠 상장요건 완화하고 세제혜택
리츠사에 임대관리업 겸업도 허용
뉴스테이 공급 물량 늘리기 위해
은행 ·보험사서 투자 땐 세금 감면

국토교통부는 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리츠·부동산펀드 진입 장벽을 낮춰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정부의 중점 사업인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를 더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권대철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주택에 대한 인식이 소유(분양)에서 거주(임대)로 바뀌고 있는 만큼 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며 “리츠를 활성화해 임대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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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리츠의 상장 요건을 완화해 개인 투자자의 참여를 늘릴 계획이다. 지금은 매출액 등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 130여 개 리츠 중 상장된 것은 3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상장 요건 중 매출액 기준을 비(非) 개발형은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뉴스테이 개발형은 3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완화하고 매출액 기준이 되는 사업연도는 6개월에서 1년으로 개선한다. 이상재 한국리츠협회 팀장은 “현재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10여 개 리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츠 우선주(의결권은 없지만 잔여재산 배분 등에서 우선권을 갖는 주식) 상장도 허용돼 개인투자자 수익 안정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리츠는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인 만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장된 3개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연 7.1%(지난해 말 기준) 정도로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연 5% 초반)보다 높다.

정부는 뉴스테이 확대를 위해 금융기관의 리츠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리츠를 통해 사업이 이뤄지는 뉴스테이 특성을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은행·보험사 등의 재무적투자자(FI)의 리츠 참여가 늘어야 공급 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법인이 리츠·부동산펀드를 통해 장기 뉴스테이(15년 이상)에 투자하면 배당소득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애초 올해 종료 예정이던 임대주택 리츠·펀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혜택은 2018년까지, 임대사업자에 대한 소득·법인세 감면은 2019년까지 각각 연장한다. 또 법인이 공모 리츠에 토지 등 현물을 출자하면 그 양도차익에 대해 3년간 나눠낼 수 있게 된다. 금융기관의 리츠 출자제한도 없앤다. 지금은 금융기관이 리츠 지분 15% 이상에 투자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거나 사전신고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사후보고로 간소화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종합부동산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우수 부동산서비스 인증제를 도입하고, 우수 인증 사업자가 뉴스테이에 참여하면 가점을 주기로 했다. 주택임대관리업자를 공동주택관리주체로 추가해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을 주고, 리츠의 자산관리회사(AMC)가 준공 후 임대주택관리까지 맡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AMC가 뉴스테이 준공은 물론 임대관리까지 맡으면 하자·보수 등 주거 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가 협의가 끝난 만큼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올해 안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조속히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그러나 취득세 감면과 같은 획기적인 인센티브가 빠져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츠 운용 면에서 여전히 부동산펀드에 비해 불리한 점이 많은 만큼 당장 리츠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츠 상장과 활성화를 위해선 리츠 자산에 대해 취득세 감면과 같은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최현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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