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TV] 방송3사 누비는 아나운서 최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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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출근, 6시 퇴근'식의 틀에 박힌 직장생활이 누군들 좋을까. 하지만 직장 문을 박차고 나서는 순간 아무도 불러주는 이가 없어 자유롭다 못해 한가해서 미칠 지경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프리랜서의 길을 꺼리게 된다.

전직이 KBS 아나운서인 최은경(30)은 이런 걱정 따위는 할 필요가 없는 운 좋은 프리랜서 진행자다. 지난해 10월에 8년 간의 아나운서 생활을 접고 프리랜서를 선언한 그는 올 봄 개편 때 KBS-2FM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가요광장'(매일 낮 12시 방송)의 DJ 자리를 거머쥔 데 이어 최근엔 MBC-TV의 노인대상 오락프로 '까치가 울면'(일요일 아침 8시50분 방송)에서 김제동.주영훈과 함께 공동 진행을 맡게 됐다.

얼마전까지 SBS의 재난극복 프로인 '위기탈출 수호천사'도 진행했던 최은경은 말 그대로 프리랜서답게 3개 방송사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셈이다.

"MBC나 SBS에서 진행을 맡은 건 처음이다 보니 아직 어색하긴 해요. 하지만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건 신나는 일이죠."

KBS에 입사한 초기부터 '아나운서 같지 않은''연예인 같은'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그는 1998년 결혼한 이후엔 '유부녀답지 않은'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달고 산다. 조신한 아나운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파격적인 옷차림과 진행 스타일 때문이다.

"제 꿈이 원래 '늬우스' 진행하는 앵커였다면 믿으시겠어요? 하지만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한 뒤 라디오 DJ나 오락 프로 MC가 저한테 더 잘 맞는다는 걸 발견하게 돼 매우 기뻐요" "퀴즈나 스포츠 프로 진행도 꼭 해보고 싶어요.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스스로는 절대 '야심만만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최은경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였다.

글=신예리,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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