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뇌 먹는 아메바로 10대 여성 사망…코로 침투해 세포 파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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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카누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는 국립 수상 레포츠 시설에서 ‘뇌를 먹는 아메바’가 검출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샬럿 근교에 있는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에서 채취한 표본 11개에서 모두 뇌 먹는 아메바인 아베마네글레리라 파울러리(Neagleria fowleri)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CDC가 조사에 착수한 건 지난달 19일 오하이오주(州) 출신인 로런 시츠(18ㆍ여)가 숨지면서다. 당시 교회에서 주최한 여행에 참석했던 시츠는 화이트워터센터에서 래프팅을 했다. 래프팅 중 보트가 뒤집어 지는 등 물이 몸 속에 들어가면서 뇌를 먹는 아메바에 감염됐다.

시츠는 감염 1주일만에 숨졌다. 뇌 먹는 아메바는 오염된 물에 주로 사는데 코를 통해 뇌로 이동한 뒤 세포를 파괴한다. 초기에는 목이 뻣뻣해지거나 두통과 고열에 시달리다가 나중에 이 아메바가 뇌에 침투하면 환각 증세와 이상 행동, 마비 등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 후 사망 기간까지 최대 9일이 걸린다. 센터의 해당 급류 수로는 지난달 24일 폐쇄됐다.

이런 일이 벌어지자 CDC는 조사에 나서 아메바를 검출했다. 주로 급류를 이용한 레포츠를 즐기는 이 시설에선 뇌 먹는 아메바가 살기 어려운 조건인데, 수질 위생 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살균 작용을 하는 염소나 자외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메바가 증식한 걸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CDC 감염병 병리학자인 제니퍼 코프 박사는 “예전엔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곳을 포함해 11곳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건 심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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