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번역·주석 완결|작업 10년만에 마지막 6권 연내나와 다산연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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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조선조후기의 시대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대한 번역과 주석이 다산연구회에 의해 10년만에 완결돼 올해안에 마지막 6권이 나온다 (창작과 비평사펴냄).
『목민심서』에 대한 번역·역주는 75년에 시작됐다. 실학문제에 관심을 가진 국사학·국문학·한문학·동양사학·경제사학·사회학 등 여러분야의 전공자들이 실학관계의 원전을 택하여 정독하고 토론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것이 실천에 옮겨겨 다산의 『목민심서』를 읽기로 결정했다.
이우성(국사)·강만길(국사)·김경태(국사)·김진균(사회학)·김태영(국사)·안병직(경제학)·임영택(한문학)·정창렬(국사)씨 등이 초기멤버였다.
『목민심서』를 택한 것은 이 책이 예로부터 지방장관의 사적, 치민에 관한 도리 등을 논하면서 일일이 당시의 그릇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부패의 극에 달한 조선후기의 사회상과 사회경제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1주일마다 만나 일정한 부분의 담당자가 미리 번역원고를 만들어와서 전원이 원문과 대조하며 수정하는 방법의 강독회를 진행해 나갔다.
임영택씨는 『이 강독회에서는 때로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여름방학때는 7∼10일씩 함께 있으면서 토론했다.
강독회가 진행되는 동안 조선후기사회가 가진 역사적 모순의 실제를 정확히 파악할수 있게되고 다산학의 진실에 접근하게 되자 모임의 이름을 다산연구회로 바꾸고 78년 『역주 목민심서』 첫권을 내놓았다. 첫권을 낼 때는 전원이 여관에 합숙하면서 번역원고의 마지막 손질을 했다.
81년 3번째 책을 낼 때에는 연구회회원으로 박찬일(한국경제사)·성대도(한국사)·송재소(한국경제사)·이동환(한국한문학)·이만열(한국사)·이호형(동양철학)·정윤형(경제사상사)씨 등이 새로이 참가했다.
『목민심서』 번역·역주작업은 80년에 시련을 겪었다. 회원의 상당수가 강단을 떠나는 등 신변에 변화가 왔기 때문이었다. 번역·주석모임이 일시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82년부터 다시 모임이 시작되어 84년 제4권을 냈다.
『목민심서』의 번역·역주사업은 지금까지 대부분 한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던 고전의 번역작업이 다양한 관심을 가진 학자군에 의해 공동으로 이루어져 번역의 깊이를 더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또 다산을 폭넓게 연구함으로써 실학사상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다는 소득도 얻었다.
다산연구회는 다산의 1백50주기가 되는 내년에는 『목민심서』 역주에 이어 다산산문선을 내는 등 다산에 대한 연구를 더 진척시킬 계획이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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