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압력에 3당 공동대처|내달 초 국회결의안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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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야는 미국의 대한 수입개방압력에 초당적으로 대처키 위해 국회에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한편 미보호무역정책의 시정을 촉구하는 대미결의문 채택을 추진할 방침이다.
노태우 민정당대표위원·이민우 신민당총재등 3당대표를 비롯한 여야 고위관계자들은 27일 이재형국회의장 주재 골프모임에서 이같은 원칙에 합의했으며 국회 상공위안에 무역소위를 설치, 한미무여마찰 문제를 중점적으로 검토한 뒤 11월초 국회본회의에서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강력대응과 미국의 부당한 압력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키로 했다.
이 접촉에서는 또 수입개방압력과 관련되는 한미간의 안보등 광범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민정 신민 국민3당정책위 의장단회의를 구성하자는데 의견 접근을 보았으며 가까운 시일안에 여야 고위대표회담등을 열어 국회차원에서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우선 29일부터 시작되는 상임위 활동기간 중 상공위가 중심이 되어 정부로부터 미보호주의정책, 대한수입 규제현황과 정부대책을 설명받는 한편 여야 총무단도 정부입장등을 별도로 보고받은 후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결의안을 통해 ▲우리정부의 자유무역에 대한 신념을 표명하고 ▲미국이 재정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맹방을 희생시키는 것은 국제도의에 어긋나고 세계무역질서를 파괴하는 처사임을 지적하며 ▲미국측은 즉각 이같은 부당한 처사를 중지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정당은 28일 신병현부총리, 금진호상공장관, 김기환해외협력위 기획단장, 정부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미국의 대한수입 개방압력에 대한 당정간 대책회의를 열었다.
민정당측은 회의에서 쇠고기·포도주등 농산물의 경우 농촌 경제에 많은 영향을 주게되므로 신중을 기해야하며 또 국민들 사이에 반미감정을 유발시킬 수 있는 품목과 업종의 개방에도 신중을 기하도록 강력히 요구했다.
민정당측은 특히 정부가 미국정부에 대해 한국의 경제상황을 고려, 강력하게 교섭해 줄것을 요망하는 한편 수출입선의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토록 촉구했다.
민정당은 87년 소프트웨어, 88년 지적소유권, 89년 물질특허 개방등으로 예정된 수입개방정책등도 한미무역마찰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리지 않을경우 정부 개방정책의 전면적인 재고까지 검토할 것을 촉구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민당은 민정당과는 별도로 의원총회결의 등을 통해 미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에게 대한압력시정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 당직자는 28일『신민당은 현재의 무역분쟁이 정부·여당의 지지기반 약화와 지나진 대미의존적 자세 때문에 악화됐다는 이민우총재의 국회대표연설을 기본인식으로 갖고 있다』 며 『따라서 여야공동결의안보다 정부 여당과는 다른 목소리를 가진 야당의 단독결의안을 「레이건」대통령, 국무 상무 국방장관 및 미상하의원 전원에게 당소속의원 1백2명의 서명이 든 서한을 발송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시장개방 일정 금주안에 발표|2차 관계장관회의>
정부는 26일상오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대외시장개방 문제를 협의한데 이어 28일상오 10시 재차 관계 각료회의를 소집,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날 회의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26일 회의에서 논의된 상품개방일정 외에 미국이 특히 관심을 표시하고 있는 보험·광고·은행·영화등 서비스부분과 저작권·물질특허 소프트웨어등 지적소유권 문제, 포도주 담배문제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신병현부총리, 이원경외무, 김만제재무, 금진호상공, 황인촌농수산, 이원홍문공, 김성진과기처장관, 김기환해외협력위 기획단장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결과를 바탕으로 금주중 6백3개 상품시장개방 일정 및 서비스산업 지적소유권에 대한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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