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으로 뛸 선수가 없다|신생「빙그레」발만 "동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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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빙그레는 울고만 싶다. 내년 시즌부터 프로야구 제7구단으로서 페넌트레이스에 참가하는 기대와 꿈은커녕 오히려 두렵기만 하다.
그것은 심각한 선수 난 때문. 신생팀에 대한 특혜는 물론이고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는 냉대 속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정식 출범한 지난 1월부터 동분서주, 확보한 선수는 고작 21명뿐. 재일 동포 외야수 고원부와 대졸 신인 6명, 프로팀에서 트레이드 된 선수 6명, 신인 공모 9명등 21명이 전부다. 이 가운데 그나마 쓸만한 선수는 고원부를 비롯, 이상군 민문식(민문식·이상 투수) 이강돈(이강돈· 외야수)과 미 계약 선수인 투수 한희민포수 김상국 등 5명 정도뿐이다.
현재로는 레귤러 멤버의 절대수도 안 된다.
빙그레는 그 동안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선수확보를 위해 대책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무소식.
배성서 감독은 『출범 5년째가 되는 내년의 프로야구에 먹칠을 하지 않을 정도의 배려는 있어야 한다. 최하위 팀이 되겠다는 각오는 되어 있지만 프로팀으로서의 최소한의 전력이 되도록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배 감독은 『KBO나 다른 구단이 전혀 성의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선수들을 보강해 1년을 늦추어 87년 시즌부터 페넌트레이스에 참가하는 편이 낫다』고 항변한다.
노진호단장도 『어떤 방법이든 신생구단의 전력보강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전력 평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빙그레가 더욱 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최근 KBO가 취한 일련의 태도. KBO는 야구회관 건립과 결부시켜 실행 이사회에서도 빙그레를 제외시켜버렸다.
앞서 김승연 구단주는 『영원히 기념이 될 야구회관을 지어 KBO에 기증하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KBO는 이 문제와 관련지어 선수보강 지원을 외면, 비난을 받고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신생팀이 혜택은커녕 짐만 지게 될 경우 프로야구 제8구단의 탄생은 기대하기 어렵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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