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모리. 20년 맞수의 한일축구 월드컵티킷놓고 우열을 가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월드컵본선진출 티킷을 놓고 숙명의 대결을 벌어야하는 한국 김정남, 일본「모리」감독은 올해 나이 42세의 동갑나기.
현역시절 같은 시대에 두나라의 대표선수로 활약했고 이번에는 사령탑의 위치에서 라이벌 대결을 벌이게 됐다.
두 라이벌의 상봉은 64년 토오꾜 올림픽때가 처음. 당시 일본은 주최측으로, 한국은 예선전을 거쳐 아시아대표자격으로 각각 출전,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한국은 예선에서 통일아랍공화국에 10-0, 체코에 4-0, 브라질에 4-0으로 패퇴, 예선탈락하는 바람에 일본과는 대결이 없었다.
두 라이벌이 첫 정면대결을 벌인것은 67년멕시코올림픽 예선전(도오꾜)때. 김감독은 이때 스위퍼로 최종수비를 맡았고, 「모리」감독은 미드필더로 활약, 주목을 끌었다. 역대 한일전 최대명승부로 꼽히는 이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을 2-0으로 뒤지다 후반에 연속 3골을 올린끝에 결국 3-3으로 비겼으나 통산 골득실차에서 뒤져 일본에 올림픽출전 티킷을 뻣겼었다. 김감독으로서는 처음 맛보는 통한의 아픔이었다.
그후 69년 제9회 멕시코월드컵 예선전(한국2-2, 2-0), 71년 뮌헨올림픽 예선(한국 2-1) 및 73년 뮌헨윌드컵 예선(한국 1-0)등 국제경기에서 김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계속 우위를 보이면서 일본을 압도해왔다.
두 라이벌은 82년 뉴델리아시안 게임때 사령탑의 일원으로 다시 만났다.
당시 최은택 감독과 김코치가 지도하는 한국은 「모리」감독을 새로 맞은 일본을 얕잡아 보았다가 후반에 2-1로 역전패, 쓰라린 상처를 입었다.
『이젠 내가 빛을 갚을 차례지요. 국민의 여망일 뿐 아니라 내 개인적으로도 이번엔 축구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다시 후회하지 않을 멋진 승부를 만들겠습니다』
뉴델리 악몽을 떨쳐버리려는 듯 이를 악물고 있는 김감독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전중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