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대책회의에서 손 포개고 어색 웃음지은 유승민·최경환…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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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22일 서로 손을 포개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김해 공항 확장’이슈와 관련해 TK(대구 경북)·PK(부산 울산 경남)지역 4선 이상 중진들과의 회의를 마련했다. 유 의원과 최 의원은 TK를 대표해 참석했다. 유 의원으로선 지난 16일 복당이 결정된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당 행사 참석이었다.

두 사람은 정 원내대표의 왼편에 나란히 앉아 회의 시작부터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정 원내대표의 오른편에는 이주영, 조경태 의원 등 PK 의원들이 앉았다. 유 의원과 최 의원은 취재진이 있는 가운데 담소를 나누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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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인사하기조차 ‘불편한’ 관계였다. 유 의원은 청와대와 마찰을 빚어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후 4·13 공천 과정에서 “스스로 나가라”는 친박계의 요구에 밀려 탈당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복당했다. 친박계 핵심인 최 의원은 당시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개인 의원과 원내대표는 달라야 한다”며 당청관계 불화에 대한 유 의원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 관계자들은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라며 두 사람의 조우를 지켜봤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날 정부의 김해공항 증설 결정을 놓고서도 온도 차를 드러냈다. 최 의원은 “국제적인 전문 용역업체에서 경제성이나 기술적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이 났기 때문에 우리가 대승적으로 수용 해야된다”며 “정치권이 나서서 주민들의 서운한 감정을 자꾸 부추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부에서 결론을 내린만큼 지역간 갈등이 해소되길 바란다”면서도 “한가지 해결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 아주 오랫동안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해놓고 갑자기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니 부산, 대구 주민들이 납득을 못하는 것”이라며 “전부 다 어안이 벙벙한 상태인데 정부에서 저간의 경위를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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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회의에서도 최 의원은 “정치권이 지역 갈등을 조장시키는 언동을 해선 안된다”며 갈등 해소를 강조했다고 민경욱 대변인이 전했다. 유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저부터 납득이 돼야 국민들께 이래서 최선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정부에 재차 책임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유 의원은 최 의원과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약간 (입장이) 다른데 제가 정치적 갈등을 만들자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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