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과열…류제국·김강민, 송은범·박석민 몸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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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제국·김강민, MBC스포츠플러스 캡처

프로야구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흥분한 선수들의 몸싸움이 하루 두 건이나 일어났다.

21일 인천경기에서 SK 김강민(34)과 LG 류제국(33)이 서로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LG가 7-4로 앞선 5회 말 LG 투수 류제국의 빠른 공(시속 143㎞)이 SK 김강민의 왼 옆구리를 강타했다. 고통을 호소하며 1루로 향하던 김강민이 몸맞는 공에 대해 따지자 류제국은 "왜? 뭐"라고 맞받았다. 서로에게 다가간 둘은 두세 차례씩 펀치를 주고 받았다. 양팀 선수들이 몰려나와 싸움이 커졌고, 결국 주심이 두 선수를 동시에 퇴장시켰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팀이 달라도 선후배로 얽혀 있기 때문에 대치 상황에서도 보통 말싸움을 하다 끝난다. 김강민과 류제국처럼 복싱을 하듯 가격하는 경우는 드물다. 양팀 선수가 동시에 퇴장당한 건 지난 2007년 5월 4일 두산-LG전 이후 3336일 만이다. 당시 LG 투수 봉중근(36)과 두산 타자 안경현(46)이 격투(?)를 벌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류제국 퇴장 후 마운드를 이어받은 LG 투수는 봉중근이었다.

김강민은 앞선 3회 타석 2-4로 뒤진 상황에서 류제국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려냈다. 다음 타석에서 빠른 공을 얻어맞자 김강민은 류제국이 보복구를 던졌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강민은 지난달 갈비뼈 사이의 근육 부상으로 한 달 동안 1군에서 빠졌다. 지난 10일 복귀한 이후 이날 부상 부위에 공을 얻어맞자 화를 냈다.

갑작스럽게 류제국이 물러났지만 LG는 흔들리지 않았다. 봉중근이 1과1분의1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고, 진해수·신승현·임정우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 9-5 승리를 지켰다. LG 박용택이 5타수 2안타·3타점, 채은성이 5타수 3안타·3타점을 기록했다. 5위 LG는 4위 SK를 승차 없이 추격했다.

창원에서도 NC 타자 박석민(31)과 한화 투수 송은범(32)이 충돌했다. 한화가 5-2로 앞선 6회 말 타격 예비동작 문제로 묘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송은범이 박석민 등 뒤로 느린 공을 던졌다. 위협적인 공이 아니었고,몸에 맞지도 않았지만 박석민은 마운드로 걸어나가 항의했다. 양팀 선수들이 몰려나왔으나 폭력으로 번지진 않았다. 이어진 7회 초 1사에서 NC 투수 최금강이 빠른 공으로 한화 정근우의 등을 때려 갈등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러나 정근우가 동료들을 진정시켜 싸움이 커지지는 않았다.

한화는 1회 정근우의 솔로포와 5회 송광민의 투런홈런에 힘입어 8-2로 승리, 이날 두산에 1-12로 대패한 kt와 공동 9위가 됐다. 이달 들어 한 번도 지지 않았던 NC는 창단 최다 연승행진을 15경기에서 멈췄다.

김식 기자 seek@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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