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뚜렷한 치료약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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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시아니다놀을 주제로 한 B형 간염 치료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보고에 따라 이 약에 대한 판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국민 10중 한사람은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라고 할 만큼 간염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간염에 대한 공포와 함께 간염치료제 또는 간장보호제에 대한 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면 현 싯점에서 B형 간염 치료약은 존재하는가. 간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의 한결같은 대답은『만족할만한 근본적인 간염치료제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또 현재로서는 안정과 식이요법이 가장 기대할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말한다.
간염은 그 증상의 정도와 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눠진다. 간염바이러스 감염자의 50∼60%정도는 임상증상 없이 경과하며 30∼40%가 급성, 5∼10%정도가 만성으로 이행하는데 급성은 3개월, 늦어도 6개월 이내에 치유가 되며 만성중에서도 매년 2%정도는 항원이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염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체의 방어기능을 높여주고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 또는 파괴함으로써 급성에서 만성, 혹은 그 이상으로의 진전을 막는데 있다.
이를 위한 간염의 치료원칙은 크게 안정·식이·약물로 나눠진다.

<안정>
안정을 취하라는 것은 누워있을 때가 서있을 때 보다 간에 관류혈류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안정은 간염증상의 회복을 빠르게 하고 만성으로의 이행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안정은 무조건 장기간 계속할 필요는 없다. 안정기간이 길어지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무기력해지고 비만증이 될 수 있으며 또한 경제적 손실도 생각해야한다. 따라서 증상이 심한 급성간염의 초기에만 안정을 취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점차 활동을 시작하되 재발되는 경우나 간기능 검사가 나빠지면 다시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한다. 만성의 경우도 증상이 심하고 간기능 검사에 심한 변화가 보이는 시기만 안정(입원)을 취하면 된다.

<식이>
흔히 고단백·고열량 식을 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식사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간에 신통하다는 몸보신을 할 필요가 없다.
다만 식욕부진이 심한 환자는 식사를 강요하지 말고 환자의 입맛에 따르도록 하며 황달이 심한 환자는 설사를 방지할 목적으로 지방은 줄이는 것이 좋다. 식사를 취할수 없을 때는 수액요법 등으로 영양을 공급해주게 된다.

<약물>
간을 보호하거나 간염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적인 약제는 아직 없다.
의사에 따라 항 바이러스제로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는 아라비노사이드, 사이클로비아 등을 쓰거나 면역기능을 높인다는 인터페론, 또는 이둘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서는 아직 논란이 많은 형편이다.
병원에서도 대개 포도당공급과 함께 간질환자에게 소모가 많은 비타민B 복합제를 투여하면서 간세포의 회복을 기대해 보는 정도다.
무분별한 간장약의 남용이나 오용은 오히려 간이나 신장에 부담을 줄뿐이므로 간장약의 효과를 과신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의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꼭 간장약을 복용해야겠다면 이약 저약 마구 쓰지 말고 의사가 추천해주는 한가지만을 지정기간 중 복용하도록 권하는 의사도 있다.
이밖에 간염환자들이 멀리해야 하는 것 중에 술이 있다.
술은 지방간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특히 바이러스와 알콜의 상승작용으로 간에 해독을 끼치며 그 결과 만성 내지는 간경변 등으로의 이행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간혹 증상이 없어졌다고 다시 술을 마시는 수가 있으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고 간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역시 금주해야 한다. 술마시기 전후에 간장약을 먹었다고 과음하는 사람은 더욱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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